[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의 위축으로 우리나라 가계 저축률이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소비가 줄고 저축 경향이 높아질 경우 내수부양 정책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29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가계저축율 상승 고착화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계저축율은 10%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1999년의 13.2%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는 전망치다. 최근 5년간 가계저축율은 평균 6.9%를 기록해왔다.
저축율 상승은 거리두기 강화와 감염 우려로 인한 여행,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 부문의 소비 위축을 원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국과 유로지역에서도 강력한 봉쇄조치에 따른 저축률 증가가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개인저축률은 올해 2분기 25.7%로, 지난해 평균 7.5%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유로지역도 지난해 12.9%와 비교해 2분기 24.6%로 급증했다.
한은은 저축률 상승 자체가 부정적 효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단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저축률이 높아진 경우 경기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특히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미래 예상소득 감소, 금융기관의 대출 어려움 등의 대비로 가계 저축성향을 높이는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저소득층 소득이 고소득층보다 더 크게 감소하는 등 소득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이용대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소비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투자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 질 수 있다"며 "가계에 대한 지원이 소비보다는 저축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높아져 내수부양 정책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29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가계저축율 상승 고착화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계저축율은 10%에 이를 전망이다. 출처/한국은행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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