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초등학생 자녀를 가진 A씨는 최근 심해진 아이의 입냄새 때문에 함께 병원을 찾았다. 평소 불규칙한 식습관을 지닌 아이가 혹시 위가 좋지 않은 것은 아닌지 염려됐지만, 의사가 내린 진단은 예상하지 못했던 축농증이었다. A씨는 의사로부터 축농증 역시 심한 입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듣고 깜짝 놀랐다.
축농증은 기본적으로 코 안쪽에 깊숙한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농이 축적된 증상이다. 부비동은 코와 좁은 관으로 연결되어 있어 비염, 호흡기 질환 등으로 염증이 생기면 공기가 차 있어야 할 부분에 농이 쌓이고 코로 넘어가며 누런 콧물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아이들은 부비동의 크기가 작아서 축농증으로 진행되기 쉽다. 또 축농증을 앓고 있거나, 만성, 급성 축농증의 경우 입냄새를 동반한다.
입냄새는 위장에서 올라오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의 경우 입냄새 원인이 축농증인 경우가 많다. 말을 할 때는 소리가 성대 진동으로 공기가 목구멍과 입을 통해 나가는 데, 이때 목과 코 뒷부분에 쌓인 누런 콧물(분비물)을 거쳐 나가기 때문에 그 냄새를 동반하게 되고 대화할 때 입냄새가 느껴지는 것이다. 축농증의 원인으로 입냄새가 나는 경우에는 양치질이나 가글을 잘해도 큰 효과는 없다. 코 양쪽의 부비동에 찐득하게 차오르는 농이 있기 때문에 축농증을 제대로 치료해야 입냄새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다.
김한빛 함소아한의원 서초교대점 원장은 "입냄새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지만 특히 아이에게서 입냄새가 심하다면 축농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라며 "코막힘, 누런 콧물, 목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을 보이고 코와 입에서도 냄새가 난다. 머리가 무겁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도 보인다"라고 말했다.
비염이 축농증의 원인은 아니지만, 요즘같이 일교차 큰 날씨에 비염으로 인해 늘 콧물을 달고 사는 경우 축농증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평소 비염 증상이 있는 아이들은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하는 것이 축농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염 관리는 차갑고 건조한 바람으로부터 코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다. 요즘은 마스크를 상시로 착용하기 때문에 외부의 찬 공기는 차단할 수 있는데 문제는 집이나 차 같이 아이가 오랜 시간 머무르는 곳에 있다. 침대나 아이가 자는 공간이 너무 창문 쪽으로 붙지 않도록 하고, 불가피한 경우라면 매트나 쿠션 등으로 서늘한 공기를 막아주는 것이 좋다. 차 안에서는 히터를 세게 틀거나 환기를 하지 않을 때 지나치게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열선시트를 이용하거나 따뜻한 바람을 얼굴보다는 발쪽으로 하는 등 평소 생활에서 코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축농증은 재발이 많은 질환이기 때문에 한방에서는 아이의 증상을 치료하면서, 코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호흡기의 온도 조절 능력을 강화시키고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는 한약을 처방하기도 하고, 뜸 치료나 침 치료를 통해 호흡기가 잘 순환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아이의 생활습관이나 식습관 등을 면밀하게 파악해 아이에게 축농증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 개선에도 신경 쓴다.
아이의 호흡기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려면 먹는 것도 중요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다. 차가운 공기처럼 찬 음식도 좋지 않은데, 아이스크림이나 차가운 음료수를 먹고 난 뒤에는 미지근한 물을 조금 마셔주는 것이 좋다.
김한빛 원장은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면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에 몸의 진액을 생성해 호흡기를 촉촉하게 유지할 수 있다"라며 "코 점막을 강화시켜주는 대추, 코 막힘과 비강 내 염증 감소에 도움을 주는 박하차를 끓여 마시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입냄새는 위장에서 올라오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들의 경우 그 원인이 축농증인 경우가 많다. 사진/함소아한의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