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전자제품 부품과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최근 이전보다 쉽고 친근한 홍보 방식을 내세우고 있다. 블로그를 넘어 유튜브를 통한 영상 제작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다소 파격적인 설정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영상까지 나왔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전자부품 회사인
삼성전기(009150)는 지난달 자사 유튜브 공식 채널에 1분20초 분량의 '삼성전기 - 제품 홍보 영상(feat. 던질까 말까)'을 올렸다. '삼성전기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소개에서 드러나듯이 단순히 일반적인 홍보 영상이 아니라 여러 등장인물이 다소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고 직접 삼성전기의 대표적인 생산 품목을 소개하는 방식의 제작물이다.
영상은 "쌓을까 말까 쌓을까 말까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찍을까 말까 찍을까 말까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 "올릴까 말까 올릴까 말까 삼성전기, 패키지 기판"이라는 노래와 춤으로 진행된다.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기는 "부품이 작아질수록 세상은 커집니다. 작은 것을 더 작게 만드는 기술력으로 더 큰 세상을 만드는 기업, 삼성전기"라며 "삼성전기의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가 더 작아질수록 세상은 더 빠르고 편리하고 행복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웃음코드에 맞춰 자사 핵심 키워드를 넣은 데 이어 궁극적으로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서도 잊지 않고 설명하고 있다.
8일 현재 조회수는 1만1000회 정도로 아주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반응은 꽤나 긍정적이다. 영상을 본 이들은 "그간 딱딱한 이미지로 알고 있었는데 신선한 충격", "여기 삼성전기 공식 채널 맞나", "이렇게 웃긴 홍보영상은 처음 본다", '기운 없을 때 한 번씩 보면 기운이 난다', '광고 연출 대박, 신선했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부품회사로써 생산 품목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영상을 제작했다"며 "최근 유튜브 영상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것에 맞춰 홍보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인 뿐만 아니라 취업 준비생들도 영상을 많이 보기 때문에 이들에게 회사를 보다 쉽게 소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의 '제품 홍보 영상(feat. 던질까 말까)'의 한 장면.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번 영상에 더해 삼성전기는 회사 소개부터 제품까지 90초 안에 설명하는 '90초 삼성전기' 코너와 개발자가 직접 나서 제품을 소개하는 '쌤?SEM!' 코너를 유튜브 내 운영하며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용이 긴 영상보다는 간략한 제작물로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보다 자세한 설명을 요하는 제품 소개의 경우 직접 전문가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다른 업체들도 '친근한 홍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 LG의 부품회사로 역시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는
LG이노텍(011070)은 자사 유튜브 채널에서 'LG이노텍 제품 훑어보기', 'LG이노텍 서포터즈' 등을 코너를 제작해 보다 친근하게 회사를 홍보하고 있다. 최근 올라온 영상은 짧게는 1~2분, 길어도 5분을 넘기지 않아 지루함 없이 한번에 소화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2분짜리 '이것이 카메라모듈이다!' 영상은 최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의 성능은 물론 현재 시장 점유율, 순위, 사용 범위 등을 간단하고도 쉽게 설명해 이해를 돕고 있다. 'LG이노텍 50주년 이노텍스토리' 코너를 통해 최근 10년을 기다린 코스피 상장 도전 역사를 빠르게 다루기도 했다. 글로 설명하려면 다소 장황해질 수 있는 주제지만, 영상 속 사진과 간략한 설명을 덧붙여 이해를 도왔다.
여러 케이블 등을 생산하는 LS전선은 '슬기로운 전선생활', 'LS케이블 TV' 등의 시리즈 유튜브 영상물을 제작해 자사 생산품을 보다 쉽게 설명·소개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용어 설명은 물론 특징과 최근 상황까지 짚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5월 경기 이천사업장에 반도체를 모티브로 제작한 SK하이닉스 굿즈 등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아직 구성원 외 일반인들에게까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기존 다소 생소한 이미지였던 반도체가 친근한 느낌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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