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고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 장례 셋째 날에도 각계각층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생전 여러 분야 사람들과 교류를 아끼지 않았던 고인의 폭넓었던 활동 때문인 듯 정재계는 물론 문화예술·체육계 인사들과 외교관들까지 잇따라 고인을 추모했다.
27일 고 이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빈소를 찾는 이들로 바빴다.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 상당수가 조문한 전날보다는 다소 조용했지만, 여전히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졌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빈소를 방문했다. 약 10여 분간 빈소에 머문 구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우리나라 첨단산업을 크게 발전시킨 위대한 기업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재계 어르신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면 좋은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7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빈소 조문을 마친 뒤 포토라인에 서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구 회장은 고인과 생전 인연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 "재계 큰 어르신이라 조문을 왔다"고 재차 강조하며 존경의 뜻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허창수
GS(078930)그룹 명예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정우
포스코(005490) 회장, 구자열
LS(006260) 회장을 비롯해 구자균
LS ELECTRIC(010120) 회장, 구자용
E1(017940)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전 대한체육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경계현
삼성전기(009150) 사장, 이윤태 전 삼성전기 사장, 김택진
엔씨소프트(036570) 최고경영자(CEO), 황각규
롯데지주(004990)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등도 조문했다.
최정우 회장은 "고인은 탁월한 창의력, 혁신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이끄신 분"이라며 "오늘날 우리 경영인들에게 주신 가르침이 아주 많으신 분이다. 그 정신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택진 CEO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삼성의 역할은 다 아실 테고 그 중심에 계시던 고인이신데 떠나보내니까 충격이고 힘들다"며 "고인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고 고인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있었다고 들으실 수는 없겠지만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용성 전 대한체육회장(전 두산그룹 회장)이 이날 이 회장 빈소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 물음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정계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롯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국회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 이홍구·정운찬 전 국무총리, 권노갑 전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박 장관은 "30여 년 전 대한민국의 먹거리로 반도체를 선택한 통찰력이 현재 글로벌 삼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통찰력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생전에 스포츠와 예술계를 향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고인의 배려 때문인지 정재계 인사 외 스포츠와 예술계 인사들도 잇따라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오전 빈소를 찾아 "이 회장님은 아주 거장이다. 이 나라에 자신감을 주셨다. 세계 어디를 나가도 '내가 한국인이다'라는 자신감을 주셨다"고 떠올렸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이기흥 회장은 "너무 안타깝다. 우리 사회를 위해, 한국 체육발전을 위해 좀 더 계셨어야 하는데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응우옌 부 뚱 주한베트남대사가 이날 이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외국 정부도 '글로벌 기업' 삼성을 위로했다. 이날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 주한 스페인 대사,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 대사, 요안너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초머 모세 주한 헝가리대사, 응우옌 부 뚱 주한 베트남 대사가 빈소를 방문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특히 조문 중간 일반인 조문객이 빈소 방문을 청했다가 경호 인력의 제지로 들어가지 못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앞서 삼성은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이에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하오니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으나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고인을 추모하려는 일부 시민이 현장을 찾았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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