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선박 시대 연다"…초격차 고삐 죄는 방산·조선업
삼성중, 2022년 자율주행선 상용화 목표
LIG넥스원, 무인수상정 '해검2호' 실증
2020-11-05 06:01:00 2020-11-05 09:11:5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조선·방산업계가 차세대 선박으로 꼽히는 무인선박 개발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선박이 선원 없이 스스로 항해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 않아 보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010140)이 미래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원격 자율운항 선박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거제조선소 인근 해상에서 예인선을 원격 및 자율 운항하는데 성공했다. 예인선은 길이 38미터, 무게 300톤급 규모이며 선명은 'SAMSUNG T-8'호다. 시연은 거제조선소에서 300km 떨어진 대전 선박해양연구센터에 설치한 원격관제센터에서 동시 진행했다.
 
삼성중공업 원격자율운항 선박이 장애물 충돌을 회피하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예인선에는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원격 자율운항 시스템인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탑재해 실증했다. SAS는 선박에 장착된 레이더, 위치추적장치(GPS),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등 항해통신장비의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주변 선박과 장애물을 인지할 수 있다. 선박 운항 특성을 고려한 충돌 위험도를 평가해 최적 회피경로를 찾아내고 추진·조향장치 자동 제어로 선박 스스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선박용 360도 어라운드뷰(Around View)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어라운드뷰는 LTE/5G 이동통신 기술 등을 통해 멀리 떨어진 육상관제센터에서 마치 하늘에서 선박을 직접 내려다 보는 것과 같은 영상을 보며 원격으로 선박 제어가 가능하다.
 
SAMSUNG T-8호는 선원의 개입 없이 약 10km 떨어진 목적지를 돌아 안전하게 복귀했으며, 운항 중 반경 1km 내 나타난 다른 선박이나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는 충돌 회피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중공업은 자율운항 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술과 초고속 통신기술 등을 추가로 결합해 오는 2022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내 원격관제센터에서 자율운항 중인 선박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주변 장애물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감지정찰용 무인수상정 본격 실증
 
방산업계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LIG넥스원(079550)은 2015년부터 방위사업청과 민군협력진흥원이 주도하는 민군기술적용 연구사업을 통해 감시정찰용 무인수상정 '해검'을 개발했다. 자율운항 제어, 통신 모듈장비(전자광학·레이더) 등이 적용됐다. 
 
최근에는 해검2호 개발을 마치고 실증 작업에 착수했다. LIG넥스원은 경남도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 사업자로 참여해 해검2호 시범 운용과 실증 사업을 거쳐 실제 해경 임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는 257억원을 투입해 무인선박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 지원 및 실증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해검2호는 실증 1단계인 선박의 내항성과 운용성에 대한 선형검증과 2단계 무인 수상정의 원격제어 기술 및 무선송수신 기술 실증을 마쳤다. 
 
경남도는 내년 초 3단계인 완전 무인실증을 진행한다. 무인선박에 직원이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격조종과 자율운항을 테스트한다는 계획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여러차례의 실증을 걸쳐 자율운행 기술을 검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뛰어들었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자율운항선박 시장을 선점하려는 차원이다. 중기부는 무인선박 시장이 2018년 5900억원 규모에서 2025년에는 1조5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중국도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차세대 선박 시장을 선점하려면 경쟁국에 앞서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LIG넥스원 감시정찰용 무인수상정 '해검2호' 사진/경상남도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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