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첫 해외 진출지로 낙점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탁개발(CDO) 연구(R&D) 센터를 열고 글로벌 시장 거점 확보를 본격화 한다. 현지 서부에 위치한 대표 바이오클러스터 CDO 거점 구축을 시작으로 내년 미국 동부와 유럽 추가 진출 등 향후 10년을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 기간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29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CDO R&D 센터의 온라인 개소식을 개최했다. 고객사와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넥스트 도어(Next Door) CDO 파트너'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세계적 바이오 기업들이 탄생한 미국 최대 규모 연구단지가 있으며 제넨텍과 암젠, 머크 등 2500여개 주요 생명과학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CMO 서비스가 필요한 다수의 잠재 고객사와 현 고객사가 현지에 분포해 있고, 인천 송도 본사와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샌프란시스코를 첫 해외 진출지로 정했다.
샌프란시스코 CDO R&D센터에는 인천 송도 본사의 최신 CDO 서비스 플랫폼이 그대로 구축됐다. 센터를 통해 현지의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테크와 가까운 거리에서 보다 긴밀하고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고객사의 의약품 개발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일부 해외 고객사가 제기해 온 시차 및 낮은 지리적 접근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와의 접근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잠재 고객이 밀집한 주요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에 CDO R&D 센터를 추가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보스턴, 유럽, 중국 등 CDO R&D 센터를 구축해 보다 많은 바이오텍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최고 수준의 CDO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상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국내 송도 생산시설과의 자연스러운 CMO 연계를 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8년 CDO 사업에 진출한 이후 약 2년 만에 60건 이상의 수주 계약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개발한 물질이 올해 들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계획(IND) 승인(2건), 유럽의약청(EMA) IND 승인(1건)에 잇따라 성공했다. 또 세포주 개발 단계부터 위탁개발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의 과제(GI-101)가 중국 심시어에 9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O는 속도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세포주 개발부터 원료 의약품 생산까지 6개월, 완제 생산까지는 7개월로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현재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내세우는 동일 범주(세포주 개발부터 원제 및 완제 생산)의 개발 기간인 12개월보다 약 두 배 빠른 수준이다. 특히 지난 8월에는 바이오 신약 세포주 개발에 있어서 세포 발현량을 업계 대비 대비 2배 가량 높이고 세포 생존율을 90% 이상으로 개선한 삼성 고유의 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를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오는 2025년에는 글로벌 최고 CDO 기업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회사는 국내는 물론 향후 2, 3년 내 해당 부문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0년 CMO 사업으로 바이오 산업에 첫 발을 내딛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설립 10년여 만에 총 36만4000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추며 글로벌 1위 고지에 올랐다. 오는 2023년 25만6000리터의 슈퍼 플랜트 제 4공장까지 건설하게 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물량의 30%를 담당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최대 생산 CMO를 넘어 '위탁연구(CRO)-위탁개발(CDO)-위탁생산(CMO)'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CDO 시장 진출에 이어 최근 CRO로 사업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 항체 제작 서비스를 포함하는 CRO 사업에 내년 본격 착수해 2030년 글로벌 최고 CRO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최근 증설 계획을 발표한 제4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한 공장 안에서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의 결정판으로 디자인됐다. 원스톱 서비스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CMO 물량의 50%를 CDO 사업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총 62만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샌프란시스코 CDO R&D 센터 오픈을 통하여 글로벌 바이오텍들에 더 가까이 위치한 'Next-door CDO·CMO Partner'로서 'Faster&Better'라는 슬로건으로 고객사 신약 개발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키고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갯벌에 시작했지만 올해 CMO 챔피언을 달성했으며, 이번 샌프란시스코 CDO R&D센터를 시작으로 2025년 CDO, 2030 CRO 챔피언을 목표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고객 만족도 높은 글로벌 최고 혁신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탁개발(CDO) 연구(R&D) 센터 개소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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