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적자에도 '제주 호화 워크숍'…김인 새마을금고 회장 연임 발목
2025-10-29 14:27:12 2025-10-29 17:18:42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오는 12월17일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내달 4일부터 예비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가운데 김인 회장의 연임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것이 결정적인데요. 이런 와중에 다수의 금고 이사장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제주 호화 워크숍'을 진행한 사실이 뒤늦게 회자되면서 방만 경영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주 워크숍에 '일감 몰아주기' 정황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1267개 새마을금고의 당기순손실은 지난 6월 말 기준 1조3287억원입니다. 새마을금고 설립 이래 가장 큰 적자 폭입니다. 전국 새마을금고는 2023년 6월 123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가 같은 해 말 860억원 흑자로 전환했지만,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취임 이후 다시 1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내며 경영 성적표가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경영 위기에도 불구하고 중앙회가 서울, 광주·전남, 강원, 경북 등 다수 지역 본부에서 이사장과 임직원 수백 명을 대상으로 1인당 약 120만원이 소요되는 워크숍을 진행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A지역 본부는 지난 4월 2박 3일간 제주에서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이사장 윤리경영 교육과 중앙회 사업 설명 등 실제 교육 시간은 고작 1시간 20분에 불과했습니다. 
 
B지역 본부는 워크숍 일정 중 제트보트 체험, 전신마사지, 승마 공연 관람 등 여가 활동이 대다수였으며, 윤리경영 교육은 1시간 남짓으로 형식적인 교육만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전국적으로 금고 경영 위기 상황에 고비용 외유 행사를 반복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사"라며 "중앙회는 금고 경영 정상화에 힘써야 하는데 중앙회 직선제를 앞두고 여론 관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조직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보여주기식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오는 12월17일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 김 회장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이사장들을 대상으로 표심 잡기용 행사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중앙회 관계자는 "지역별로 이사장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워크숍이 항상 교육을 목적으로만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호화성 워크숍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자체적으로 문제가 된다거나 그렇게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워크숍 운영을 새마을금고 직원과 관련된 업체가 사실상 독점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다수의 제주도 워크숍을 진행한 여행사는 중앙회 C지역 본부장의 배우자가 지난해 3월 설립한 신생 업체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업체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대표가 해당 본부장의 아내로 등재돼 있으며, 워크숍 기념품으로 제공된 떡 역시 본부장 배우자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납품된 것으로 확인돼 '일감 몰아주기' 및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충남 연수원을 두고 제주도까지 굳이 가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 "해당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건 이해 충돌, 사익 추구 등 공공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해당 본부장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중앙회 둘러싼 비리 의혹 '산적'
 
김 회장을 둘러싼 보은 인사, 채용 비리 등 각종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8월 중앙회 100% 자회사인 MG신용정보에서 임원급 간부가 배우자의 채용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임원이 배우자가 입사할 수 있도록 절차를 열어주고, 선발 과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해 합격했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중앙회는 내부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으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중앙회가 사실관계를 확인했음에도 제재 여부를 두고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사 이후 상당 기간이 흘렀음에도 징계나 인사 조치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지난달에도 제재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했는데 수개월이 넘도록 아무 소식이 없다"며 "시간을 끌다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중앙회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를 나가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인사와 관련된 제재 사안이라 빠르게 결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김인 회장은 2023년 7월 제주도 한 고급 리조트를 무료로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서울 소재 새마을금고 간부가 1박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해당 리조트 비용을 대신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2년 5월에는 서울지역 금고로부터 명품 벨트, 바람막이, 머플러 등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당시 같은 혐의로 서울지역 본부장과 부장이 징계 처분을 받았지만, 김 회장은 명품 벨트를 반납하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징계를 받은 본부장이 중징계 대신 경징계로 감경된 뒤 중앙회 자회사 대표로 승진하면서 보은 인사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중앙회가 이런 의혹들을 두고도 지역 금고들을 검사, 감독할 자격이 있냐"며 "지역 금고의 어려움을 해소할 방안이 시급한데, 중앙회장이 해결할 마음과 계획이 있는지도 의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은 서울에 위치한 새마을금고중앙회. (사진=KTV)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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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은 사퇴론 안되고 수사받아야됨

2025-10-29 18:40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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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나라가 빈틈만 있으면 슈킹하는데 정신이 업군.. 좀 깨끗한 사람이 되야지!!!

2025-10-29 18:26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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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이제는 조직이 한 개인이 아닌 시스템과 원칙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해 보입니다.

2025-10-29 17:01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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