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석' 기흥캠퍼스 초격차 정신무장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 복합단지… 2025년 중순 R&D라인 가동
연말 인적 쇄신·호암 37주기·반도체 진출 50주년 등 앞둬
2024-11-18 14:29:35 2024-11-18 14:43:48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는 18일 기흥 연구개발(R&D) 단지 설비 반입식을 열고 초격차 기술력 회복 의지를 다졌습니다. 대규모 R&D 단지가 들어설 기흥 캠퍼스는 삼성 반도체의 초석을 다진 곳입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력인 반도체 부문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대응이 늦어 경쟁사에 주도권을 뺏긴 상태입니다. 아울러 3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에서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반도체 부문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고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37주기와 다음달 반도체 사업 진출 50주년이 되는 등 상징적인 기념일들을 맞아 초격차 경쟁력 회복을 도모하겠다는 각오입니다.
 
18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NRD-K 설비반입식에서 전영현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전영현 "기흥 재도약, 100년 미래 만들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은 이날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NRD-K(New Research & Development - K)'의 설비 반입식 기념사를 통해 "NRD-K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근원적 연구부터 제품 양산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 확립으로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50년의 역사가 시작된 기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중인 10만9000㎡(3만3000여평) 규모의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입니다. 2025년 중순부터 R&D 라인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데, 2030년까지 총 투자 규모가 20조원에 이릅니다.
 
NRD-K는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로 근원적 기술 연구부터 제품 개발까지 한 곳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고도의 인프라를 갖출 예정입니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고해상도극자외선(EUV) 노광설비나 신물질 증착 설비 등 최첨단 생산 설비와 웨이퍼 두 장을 이어 붙여 혁신적 구조를 구현하는 웨이퍼 본딩 인프라 등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반도체 기술의 산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습니다.
 
기흥캠퍼스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중심으로 수많은 국내외 소재·부품·설비 회사들이 위치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과도 같은 곳입니다. 1983년 2월 도쿄선언 이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징적인 곳이기도 합니다. 1992년 세계 최초로 64Mb D램을 개발하고, 1993년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등을 이뤄낸 반도체 성공 신화의 산실로 꼽힙니다.
 
NRD-K 조성으로 기흥은 첨단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되며, 삼성전자는 협력 회사와 R&D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2년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도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사진=삼성전자)
 
19일 호암 37주기…다음달 반도체 진출 50주년 
 
삼성은 오늘 19일 고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37주기를 맞아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추도식을 엽니다. 삼성 및 신세계, CJ, 한솔 등 범삼성 계열 그룹이 시간을 달리해 방문할 예정입니다. 삼성가는 이 자리에서 이 창업회장의 '사업보국' 이라는 창업 정신을 되새길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보국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뜻입니다.
 
다음달 6일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50주년이 됩니다. 이를 계기로 기존 '반도체인의 신조'를 대체하고 새로운 50년을 이끌 'DS인의 일하는 방식'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반도체인의 신조는 1983년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진출하며 직원들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지은 10가지 행동 다짐입니다.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큰 목표를 가져라' 등의 문구가 담겨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 사장단과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지난해처럼 일주일 앞당긴 11월 말에 인사가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도체 부문 경쟁력 회복을 위해 DS부문 사업부장 대거 교체를 비롯해 연말 인사 폭과 조직 개편 규모가 예년보다 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이어 다음달에는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반도체 사업 위기론과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키 위해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7년 만에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꾀했으며, 10개월 만에 노조와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등 리스크 제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연말 인적 쇄신과 초격차 기술력 회복, 4분기 중 HBM3E(5세대) 엔비디아 납품 등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엄중한 상황에 놓인 만큼, 호암 추도식과 반도체 사업 진출 50주년 등 상징적 이벤트는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와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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