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수교 30주년 축하 및 실질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직접 러시아산 백신을 맞고 가겠다"고 화답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푸틴 대통령과 오후4시30분부터 35분간 전화 통화를 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 정상은 수교 이래 지난 30년 동안 한-러 관계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서 크게 발전해 왔다는 데에 공감했다. 이러한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에서 양국이 올해 수교 30주년 계기 '한-러 상호교류의 해'를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을 환영하고,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다양하고 풍성한 교류 행사들이 개최돼 양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의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유라시아 공동번영을 위한 '9개 다리' 협력 사업이 성과를 쌓아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제약 속에서도 특히 조선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활발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연해주 내 한국 기업 전용 산업단지 조성 추진, 서비스·투자 FTA 협상 등 현재 진행 중인 협력 사안들에서도 조속한 진전을 거둘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양국 간 실질 협력 관계 발전에 대한 우리 측 평가에 공감을 표하고, "한국은 아태지역에서 러시아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 국가 중 하나"라면서, "인공지능(AI), 혁신기술, 의료관광, 농기계 생산, 북극항로 개발, 석유·가스, 조선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활발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에 필요한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과 공평한 보급에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했다. 아울러 서울에 본부를 둔 세계백신연구소(IVI)에 대한 러측의 참여를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한국의 방역 조치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인상 깊었다"면서 "코로나 대응에 있어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IVI 참여 요청에 대해서도 "보건 당국을 통해 검토토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TO) 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후보에 대한 러측의 지지를 당부했고, 푸틴 대통령도 유 본부장에 대한 높은 평가에 공감하며 현 보호무역주의 타개와 WTO 신뢰 회복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 문 대통령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과 지지를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정상화 노력을 평가하고 관련 당사국 간 대화 재개를 기대한다"면서,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노력에 지속 협력해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수교 30주년 축하 및 실질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은 지난해 6월29일 한러 정상회담 사진이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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