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국내 OTT는 통합해서 글로벌로 가는 것이 대명제다. 국내에서는 여의치 않아 각자 길을 가는 것이다. 웨이브는 웨이브 나름대로, 티빙은 티빙 나름대로 경쟁력을 강화한 이후에 통합을 논의하면 글로벌 플랫폼에 경쟁해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가 28일 1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웨이브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통합 웨이브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7월 콘텐츠웨이브 이사이자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인 유영상 부사장의 웨이브와 티빙 합병 발언에 티빙이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지만, 웨이브 측에서 다시 토종 OTT 연합체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내 플랫폼의 열위 가능성이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국내 OTT 연합체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
하지만 업체간 경쟁구도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내 시장에서는 로컬 플레이어가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는 누가 얼마나 좋은 로컬 콘텐츠를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다"며 "자본에서는 크게 부족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국내 플랫폼이 글로벌 플랫폼에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웨이브 가입자 성장 추이. 자료/콘텐츠웨이브
이 대표의 이같은 자신감은 독점 콘텐츠를 발판 삼아 최근 이어지고 있는 성장세에서 나온다. 푹(POOQ)을 옥수수 등과 통합하는 웨이브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난해 5월 이후 월간 이용자(MAU)는 150만명에서 약 2.8배 늘어 지난 8월 기준 약 400만명을 기록했다. 무료 가입자를 포함한 전체 회원 수는 지난주를 기준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웨이브의 성장세는 최근 늘어난 오리지널과 해외 독점 시리즈가 이끌었다. 상반기까지 '꼰대인턴' 1편에 불과했던 오리지널 콘텐츠는 7월 이후 SF8·거짓말의 거짓말·앨리스·좀비탐정·소년멘탈캠프·M토피아 등으로 확대됐다. 상반기 주춤했던 MAU가 증가한 것도 오리지널과 해외 독점 콘텐츠가 집중된 7월 이후부터다. 10월 이후에는 날아라 개천용·복수해라·어바웃타임 등을 독점 공개할 계획이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사진/콘텐츠웨이브
이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해외 OTT 사업자들과 대등한 대결을 위해 국내 콘텐츠 생산에 집중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이 대표는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 플러스·HBO 맥스·아마존 프라임 등 어떤 플랫폼이 들어와도 국내 시장은 로컬 위주 콘텐츠가 핵심이고 넷플릭스 역시도 국내 콘텐츠가 더 많이 소비된다"며 "국내에서 압도적인 플레이어가 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실 좀 어렵다"고 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웨이브 이용자와 더불어 웨이브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CP를 고객으로 지닌 플랫폼인 만큼 양쪽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출범 당시 목표로 했던 콘텐츠 투자 500억도 이미 달성했다. 정욱 웨이브 코퍼레이트센터장(CFO)은 "지난해 녹두전까지 포함하면 현재 누적 680억원 정도를 웨이브 오리지널에 투자했다"며 "녹두전을 제외하고 올해까지 투자했거나 앞으로 집행 예정인 금액은 약 580억원 정도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내 진출이 임박한 디즈니 플러스와의 협업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현재 디즈니 플러스는 로컬 전략이 명시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주사인 SK텔레콤과 만나고만 있다"며 "SKT, CP인 방송사, 웨이브가 같이 서로 콘텐츠를 주고받는 가운데 디즈니 플러스가 들어와 시장을 키워가는 진영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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