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이르면 이번 주 경찰에 나와 조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윤 의원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이 사건으로 윤 의원의 보좌관과 이른바 '함바 브로커'인 유상봉씨 부자가 이미 검찰에 송치된 만큼 윤 의원에 대한 경찰의 조사가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지난 4·15 총선 당시 유씨와 공모해 상대 후보인 안상수 전 의원에 대한 허위 비리 의혹을 검찰에 제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전 의원은 지난 11일 윤 의원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무고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인천지검에 제출했으며,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는 경찰은 윤 의원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지난 18일 윤 의원의 4급 보좌관 조모씨와 유씨, 유씨의 아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0일 조씨와 유씨의 아들을 구속했으며, 영장심사 전 잠적한 유씨도 체포해 13일 구속했다.
유씨 등은 총선을 앞두고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지역구에서 윤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안 전 의원을 허위 사실로 검찰에 고발한 혐의를 받는다. 유씨가 제출한 고발장에는 "안 전 의원이 2009년 인천시장으로 근무할 당시 유씨를 상대로 함바 수주 등을 도와주겠다며 수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지난 7월15일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문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8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소속 소통위원의 부탁으로 억울한 민원이 있다는 유상봉을 처음 만났고, 의례적이고 통상적인 민원 처리를 해줬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시는 공직선거법상의 국회의원 선거 기간도 아니고 민주당이든 통합당 어느 정당에서도 국회의원 경선 후보가 정해지지 않아 누가 경쟁자가 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의혹을 부인했다.
'함바'는 공사 현장에 있는 '근로자 합숙소'를 뜻하는 일본말로, 유씨는 간이 식당을 의미하는 함바 식당 운영권을 빌미로 사기를 벌이거나 운영권을 얻기 위한 뇌물을 제공하는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후 지난 5월17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함바 비리' 사건 브로커 유상봉씨의 아들(왼쪽)과 무소속 윤상현 의원의 4급 보좌관 조모씨 등 2명이 지난 9일 오후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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