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전광훈 작심비판 "적반하장에 음모설 주장"
개신교 지도자에 방역협조 요청…개신교 "종교 자유는 목숨 가치" 반발
2020-08-27 17:25:21 2020-08-27 17:38:27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를 ‘코로나19 재확산 주범’으로 겨냥하고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일이 그쯤 됐으면 적어도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지금까지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다“고 작심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16명의 한국 교회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비대면 예배’ 등 정부 방역 조치 협력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의 작심비판은 소위 ‘일부 교회’로 개신교 전체가 피해를 입고 있으니 정부의 조치에 협력해 명예를 회복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가장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바로 기독교”라면서 “극히 일부의 몰상식이 한국 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아울러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면서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회 대표회장은 “교회 예배자 중 감염자가 많이 나오게 돼서 참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신앙을 생명 같이 여기는 이들에게는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반박했다.
 
또한 "정부 관계자들이 교회·사찰·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사업장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대책없이 교회 문을 닫고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지속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면 예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2시간에 걸친 간담회에서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신앙을 표현하는 행위, 예배하는 행위는 최대한 국가가 보호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돼 있다"며 "그런 객관적 상황만큼은 교회 지도자분들께서 인정하셔야 한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지금 최고의 고비다. 이 고비를 막지 못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가면 교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거의 멈추다시피 해야 한다"면서 "정해진 기간까지만은 꼭 좀 협력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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