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패악의 자유는 없다
2020-08-24 06:00:11 2020-08-24 06:00:11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다시 한번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에서의 감염이 폭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2~3월 집단감염 때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어서다. 지금 유행하는 게 연초보다 전파력이 몇 배나 더 높은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위기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이로 인해 당장 PC방과 노래연습장 등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상점이 문을 닫았다. 학원과 일정 규모 이상의 일반음식점, 영화관 등의 다중이용시설은 방역수칙을 지켜야 하느라 영업에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실내 5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면서 코앞에 두고 있던 결혼식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친인척도 제대로 초청하지 못하고 치러야 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 맞벌이 부부들은 어린이집 휴관·휴원으로 다시 아이 돌봄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 기업은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방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생산 중단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불과 열흘 정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모습이다. 연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한동안 사회적으로 공포와 불안이 컸다. 기업은 공장 가동이 멈추고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생사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동네 식당으로 대표되는 소상공인은 한숨을 내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시민들은 집에 갇혔다.
 
정치적 또는 사적 이익을 위해 사회 전반의 두려움을 극대화하려는 경우도 있었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큰 위기도 맞았다. 하지만 투명함과 치밀함, 책임감으로 무장한 정부와 의료진,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 불편함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방역수칙을 지킨 대다수 시민의 노력과 희생으로 극복했다.
 
그 결과 기업들은 최악을 벗어나 정상화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할 수 있는 환경을 맞았다. K-방역 덕분에 다른 나라의 기업보다 먼저 전열을 가다듬고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품었다. 골목상권도 활기를 찾아가는 중이었다.
 
지금은 시계가 불안과 공포가 지배하던 6개월 전으로 되돌아가는 상황이 됐다. 대다수 사회구성원의 노력과 희생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시간을 역행하게 한 중심에는 사랑제일교회가 있다. 사랑제일교회와 관계자들은 방역 당국의 지속적인 협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강행했다. 허위·부실 신도 명단을 당국에 제출해 방역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고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격리 치료 중에 도주하기도 했다.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진단검사를 피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집회나 치료거부, 정부에 대한 불신, 종교 활동 모두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는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 단,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패악질이다. 패악이 계속되면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이란 평을 받는다. 정도가 심해 사회를 위험에 빠뜨린다면 범죄자가 되고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특히 살인이나 테러 또는 그에 버금가는 행위라면 용서받을 수 없다. 이런 행위를 차단하거나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빠르고 강한 공권력 집행과 자비 없는 처벌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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