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가 브라질에 2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놨다. 가성비 좋은 모델을 앞세워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급격히 줄어든 현지 분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1일 삼성전자 브라질 법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갤럭시A01 코어'를 출시했다. 지난 5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온라인 행사를 열고 프리미엄 제품군인 '갤럭시노트20'와 '갤럭시Z폴드2' 등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보급형 출시에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갤럭시A01 코어는 HD+ 해상도(1480 x 720)의 5.3인치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춘 5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 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가 탑재됐다. 특히 무게가 약 150g에 불과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검색·이메일 전송·메시지 교환 등 휴대폰을 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사용자들의 피로를 덜기 위해 디스플레이 색상 패턴을 변경하는 야간 모드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삼성은 이번 모델에 쿼드 코어 프로세서를 비롯해 2GB 램, 32GB 저장공간, 최대 512GB의 마이크로SD 카드 전용 공간을 부여했다. 3000mAh의 배터리 용량을 갖춰 소비자들이 충전없이 장시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브라질 현지 출고가를 999헤알(약 21만6000원)로 책정했다. 지난달 이 모델이 먼저 출시됐던 인도네시아 내 가격이 불과 109만루피아(약 8만8000만원)였던 것을 생각할 때 이보다는 2배 이상 비싸지만 현지 중저가폰 평균 가격대에 맞추며 소비자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브라질 소비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 높은 가격으로는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11일 기준 현재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00만명 문턱을 넘어서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사망자도 10만명이 넘어 세계 2위다. 전일 대비 확진자가 하루 사이 2만2000여명이나 늘었는데 이는 세계에서 인도·미국 다음으로 빠른 속도로 여전히 코로나19 여파에 허덕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10일 브라질에 내놓은 갤럭시A01 코어. 사진/삼성전자
계속되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경제도 어렵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브라질은 올해 -3.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을 예상된다. 헤알화까지 폭락하면서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브라질 정부는 4월부터 매월 600헤알(약 13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에게 지급하며 경제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급속도로 변하지 않는 한 당장 경기가 회복되지 않겠지만 중남미를 대표하는 브라질은 업체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브라질은 2억1000만명(세계 6위)이 넘는 인구와 1조8600억달러(약 2200조원·세계 9위)가 넘는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자랑한다. 아직 1인당 GDP가 세계 60위권인 9000달러(약 1000만원)정도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삼성전자가 상파울루 주 캄피나스 공장과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 공장을 세워 현지에서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가능성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달부터 마나우스 공장에서는 '갤럭시워치 액티브2 4G(LTE)' 시리즈 생산을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브라질 등 남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38.0%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각각 2위와 3위인 레노버 산하 모토로라(15.5%)와 화웨이(12.9%) 등 중저가 라인업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호시탐탐 1위 자리를 노리고 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을 비롯해 중남미 지역은 대표적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이 강세인 시장"이라며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현지 소비가 거의 죽어버린 상황이다. 삼성의 이번 보급형 모델 출시는 이러한 현지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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