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제2금융 업체들이 잇따라 간편결제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의 입지가 확대되자 결제 부문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금융권에서 빅테크에 맞서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와 저축은행이 신규 간편결제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인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모바일에 저장된 개인 금융 정보를 활용해 상거래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다. 현재 간편결제 서비스를 주도하는 업체는 플랫폼 기반의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이다. 이들 사업자는 기존 플랫폼에 결제서비스를 연계해 고객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메신저 앱 카카오톡을,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쇼핑'을 연동한 게 강점으로 꼽힌다.
카드사는 간편결제 업체의 영향력 확대를 주시 중이다. 기존 카드사가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자사 카드만 등록해 사용하는 앱카드 형태이지만, 간편결제는 여러 금융사의 결제 정보를 연결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와 접점을 높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 간편결제 업체 관계자는 "금융사의 앱카드 간편결제는 자사 카드만 등록해 사용하지만, 간편결제 업체는 다른 업체 계좌 정보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능을 제공해 활용도가 크다"고 말했다.
카드사 등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KB국민카드다. KB국민카드는 올 하반기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를 내놓을 방침이다. 기존에 제공했던 앱카드 기능을 넘어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을 구축한다. 특히 오픈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적용해 타사 금융 정보와 연계한 간편결제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KB금융 전사적으로 통합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빅테크 페이 업체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카드사들은 자사 고객 중심의 앱카드를 개발시키는 노선을 택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현대카드 앱 3.0'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앱은 기존 메뉴를 수평적으로 나열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결제 정보'와 '콘텐츠 정보'를 구분하는 시스템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또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고객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우리카드는 PG사 간편결제서비스 업체인 '페이코'와 제휴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한 '우리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출시한 앱카드 서비스 '신한페이판'을 아이폰과 해외 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저축은행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모바일 이용이 늘어나자 간편결제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한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달 모바일 앱 '웰컴디지털뱅크'에 QR결제 서비스 기능을 더했다. 지문과 페이스아이디(FaceID) 등 생체 인증도 적용시켜 편의점, 면세점 등 가맹점에서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SBI저축은행은 대형 간편결제사업자의 서비스망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등에 SBI저축은행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 계좌를 등록하면 관련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 5월 기준 SBI저축은행의 간편결제 이용건수는 2만건을 돌파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지급,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핀테크 기업 등과의 제휴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