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제네시스가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과 완전 변경 모델로 선보인 대형 세단 '디 올 뉴 G80'으로 존재감을 확고하게 다지고 있다. 현대차는 연내에 두 번째 SUV GV70과 중형 세단 G70을 투입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4일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올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월평균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4733대에서 올해 8572대로 81% 증가했다. GV80과 3세대 G80의 인기 덕분이다. 특히 3세대 G80이 출시된 뒤인 4월부터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월 1만1903대로 늘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2.5배 많은 수치다.
‘제네시스 수지’ 실내 1층 전경.사진/현대차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현대차 전체 차량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7.7%에서 올해 13%로 커졌다. 4월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16%에 가깝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비중 확대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를 상쇄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을 3000억원 미만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5900억원을 기록했다. 물량이 줄면서 발생한 영업이익 감소는 1조6580억원인데 제네시스 등의 판매 증가가 이중 1조원 이상을 상쇄했다.
올해 1월 중순 선보인 GV80은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고 등장 한 달여 만에 계약 대수가 2만대를 돌파했다. GV80은 2월 이후 한 달 평균 3300대가량이 판매되고 있다.
GV80은 제네시스의 디자인 방향성인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담은 외관 디자인과 편안하고 깔끔한 내부, 다양한 컬러를 갖췄다. 동급 최고 수준의 역동적인 성능과 함께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HDA II) 등 첨단 신기술을 통해 안전·편의성도 높였다.
GV80을 출시하면서 개인 맞춤형 판매 방식인 '유어 제네시스(Your Genesis)'를 도입해 자신의 취향을 중시하는 고급 자동차 고객의 요구에도 부응했다. 유어 제네시스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엔진 △구동 방식 △ 인승 △외장컬러 △휠 △내장 디자인 패키지 △옵션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제네시스 수지’ 실내에 설치된 벽면 수납형 차량 전시관 ‘카 타워(Car Tower)’에 제네시스 차량이 전시된 모습.사진/현대차
3월 말 나온 G80의 돌풍은 GV80보다 강하다. G80은 출시 첫날 2만2000대 계약이 이뤄졌고 4월부터 지난달까지 한 달 평균 6600대가 판매됐다. 6월에는 7900대가 넘게 팔렸고 지난달에는 6504대로 줄었지만 쏘나타(5213대), 싼타페(6252대), 팰리세이드(6071대)보다 많았다. G80보다 많이 판매된 차량은 그랜저(1만4381대)와 아반떼(1만1037대)뿐이다.
국내외에서의 호평이 판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3세대 G80에 대해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1(Motor1)은 "독일 차가 장악한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 매우 신선한 디자인"이라고 평가했고 모터트렌드(Motortrend)는 "인테리어 품질이 어떤 경쟁 모델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로드 앤 트랙은 '신형 G80은 BMW 5시리즈의 강력한 라이벌'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G80과 GV80에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카퍼(Copper) 디자인은 최근 독일 노르트하인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Design Zentrum Nordhein Westfalen)가 주관하는 '2020 레드 닷 어워드'에서 인터페이스 디자인(Interface design) 부문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SUV GV70과 중형 세단 G70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해 제네시스의 존재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신형 G70은 전면에 대형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 디자인의 쿼드 램프가 적용되고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도 커질 것으로 알려졌다. G70은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가 발표한 '2020 신차 품질조사(IQS)'에서 최우수 품질상에 선정되는 등 품질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차량이다. 경쟁모델로는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 등이 꼽힌다.
준중형급인 GV70은 GV80과 유사하지만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역동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GV70의 경쟁상대는 벤츠 GLC, BMW X3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GV80에 이어 GV70이 출시되면 제네시스 브랜드는 SUV 라인업도 확대된다"며 "GV70과 G70 부분변경 모델은 가격과 디자인 등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경기도 용인시에 브랜드 최대 규모의 전용 전시관 '제네시스 수지'를 개관하고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네시스 수지는 지상 4층, 연면적 4991㎡(약 1510평) 공간에 총 40대의 차량을 전시해 다양한 내·외장 색상이 조합된 제네시스 차량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담 큐레이터가 구매 차량 언베일링, 멤버십 서비스 안내, 차량 기능 설명 등을 하는 '차량 인도 세레머니'도 도입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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