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2분기 전분기보다 실적을 개선했지만 적자의 늪을 극복하진 못했다. 아울러 상반기 영업손실은 2조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매출액이 7조199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5.5%, 전년 동기보다 44.7% 줄었다고 29일 공시했다. 영업손실은 4397억원으로 전분기보다는 75.2% 개선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로써 1~2분기를 더한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2조214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82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순손실도 지난 분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순손실은 3458억원을 기록했으며 상반기 기준으로는 1조898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3534억원의 순이익을 냈었다.
코로나19에 따른 판매 감소, 산유국들의 증산으로 인한 유가하락 등 악재가 잇따르며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역대 최악의 실적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주춤해지고 산유국이 감산에 나서면서 2분기에는 재고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아울러 중동 원유 공식 판매 가격(OSP)도 하락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에 따라 2분기 전 분기보다는 손실을 줄였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우울한 상황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석유사업에서는 영업손실 4329억원을 기록했다. OSP 하락과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원유 구매 시점과 시장 투입 시점이 차이가 나면서 발생하는 가격 차이)로 마진이 개선됐고, 재고 관련 손실이 줄어들며 전분기보다 1조2031억원 개선했다.
SK이노베이션이 2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은 SK서린사옥. 사진/뉴시스
화학사업에선 재고 관련 손실이 줄고 연료 가격 하락에 따른 변동비가 줄어들어 전분기대비 영업이익이 1580억원 개선되며 68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윤활유사업에선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원가 하락으로 인한 마진 개선 효과로 전분기보다 85억원 늘어난 3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코로나19 확산에 물량이 감소하고 판매 단가까지 떨어지며 전분기보다 335억원 줄어든 11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회사가 미래 먹거리로 삼는 배터리 부문의 경우 미국와 유럽 공장 증설로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배터리 물량을 꾸준히 수주하고 있어 내년에는 흑자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회사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페루 광구 매각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SK이노베이션은 "페루 광구 매각은 9월 말 (딜 클로징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고, 관련 손익도 그 시점에 반영될 것"이라며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상장할 것이며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료/SK이노베이션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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