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는 K-배터리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으로 더욱 빠르게 질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자동차 시장은 세계 각국이 친환경 정책을 펴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데, 정부는 이런 기조에 발맞춰 그린 모빌리티에 향후 5년간 73조4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하며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를 보급하고 연식이 오래된 디젤차 116만대를 폐차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도 확충한다고 덧붙였다. 내연기관차 시대를 끝내고 전기차로 연료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이날 2025년에는 전기차 10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로 23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배터리 3사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총수를 최근 잇달아 만난 정 수석부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잘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고도 강조했다.
전기차를 미래 성장 중심에 둔 것은 현대차그룹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그룹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르노, 제너럴모터스(GM) 등도 이미 전기차로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제7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량도 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독일에서 전기차는 1만8598대 팔리며 전년 같은 달보다 판매량이 무려 116% 급증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는 2만990대(259%), 영국은 1만3829대(192%) 팔리며 월간 기준 최고 성적을 냈다.
내연기관차의 핵심이 엔진이라면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배터리다. 한국은 자동차 분야에서는 유럽과 미국의 후발주자 지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세계 1위를 노릴 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올 1~5월 전 세계 점유율 1위에 오르며 지난해 4위에서 3계단 상승했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누적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7.8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4위와 7위를 기록하며 10위권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
배터리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은 역성장 중인데 한국만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기간 LG화학은 70.5%,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33.4%, 59.6% 성장률을 보였는데 같은 조사에서 2위 중국 CATL과 3위 일본 파나소닉은 성장률이 전년 대비 각각 31.7%, 22.1% 하락했다.
이처럼 K-배터리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외 국가들도 정부 차원에서 그린 모빌리티 정책을 육성하고 있고, 배터리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 국내 업체들이 계속 선두를 달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1위를 굳힌 배터리 업체는 아직 없고 점유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