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이 LNG선 시장을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물량 부족에 수익성 높은 LNG선으로 수주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한국이 LNG시장을 압도하고 있어 경쟁국이 따라오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3개국은 발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5월 기준 글로벌 수주잔량 7225만CGT 중 한국 28%, 중국 36%, 일본 14%으로 총 78%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의 수주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몇년간 이어진 경기불황에 발주량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1~5월 누계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469만CGT에 머물렀다.
적은 일감을 놓고 경쟁하다 보니 조선사는 고부가가치선인 LNG선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탱커, 컨테이너선 등 발주량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LNG선은 척당 가격이 2억달러에 달해 타 선종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현대중공업
발주량도 크게 늘었다. LNG선 발주량은 2018년 기점으로 급증했다. 지난 2016년 9척, 2017년 17척에 그쳤던 LNG선 수요는 2018년 76척, 2019년 61척으로 늘었다.
이에 한중일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LNG선 시장을 공략해왔다. 먼저 중국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LNG선 시장을 공략한다. 중국 정부는 선박에 대한 금융지원으로 선사들의 자국발주를 독려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은 LNG 최대 수입국이다. 이러한 점이 LNG선 수주 계약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중국은 한국보다 먼저 카타르의 LNG선 15척 슬롯 계약을 따냈다.
일본은 모스(MOSS)형 LNG선으로 1990년대까지 LNG선 시장을 장악했다. 동그란 '구' 형태의 모스형은 적재용량이 한정적이고 선가가 높았지만 안전성이 뛰어나 당시 선주들이 선호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 박스 형태의 멤브레인(Membrane)형으로 LNG선 트렌드가 바뀌었다. 선체와 일체형인 멤브레인형은 모스형에 비해 LNG적재 공간이 더 넓다.
국내 조선사는 기술개발로 멤브레인형 안전성을 높였고 운항 효율성, 경제성을 더해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다. 현재 모스형 LNG선 수요는 일본 국내용 물량이 대부분이다.
일본도 멤브레인형 LNG선을 건조할 수 있다. 일본 대형 조선사 이마바리조선과 JMU(재팬마린유나이티드)는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멤브레인형 LNG선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생산성이 떨어져 수주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LNG선으로 또 한번 재기를 노린다. 한국은 2018년 LNG선 수주점유율이 88%에 달했고 지난해도 80%로 물량을 거의 쓸어담았다. 올해도 조선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가 이미 카타르와 23조원 규모의 LNG선 슬롯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7년까지 카타르에 약 100척 이상의 LNG선이 인도될 예정이다.
이밖에 러시아, 모잠비크 등의 대형 LNG프로젝트도 대기중이다. 러시아 아틱2 프로젝트 20척, 모잠비크 16척 등도 국내 조선사가 따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모잠비크와 러시아, 일부 카타르 물량이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국내 조선사가 LNG선 계약을 따낼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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