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9일간의 사찰 칩거를 마치고 25일 국회 복귀 의사를 밝혔지만 기존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으로는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어렵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가 국회로 돌아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의혹과 지난 3년간의 대북외교에 대한 국정조사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여야간 긴장감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 원내대표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앞으로 저는 문재인정권의 폭정, 집권 여당의 폭거에 맞서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상임위 몇 개 더 가져오겠다고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숫자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라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국민은 안중에 없는 거대 여당의 폭주에 따른 국정 파탄의 책임도 전적으로 여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후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법제사법위원회 선출 철회 없이 민주당이 제안한 상임위원장 배분 기준인 '11대7' 방안을 수용할 의사가 전혀 없고, 차라리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를 독식하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윤미향 기부금 유용 의혹, 지난 3년간 분식평화와 굴욕적 대북외교에 대한 국정조사도 추진하겠다"며 대여 투쟁 방침을 선포했다. 또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현미경 심사'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3차 추경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이번 주 내 원 구성 합의를 압박한 민주당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선출 철회를 요구한 통합당이 전향적 변화없이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면서 여야 원구성 협상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 국회 정상화와 추경 처리를 위해 야당이 원구성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여야 원구성 협상을 이미 주 원내대표에게 일임한 상태"라며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통합당 지도부를 연달아 찾은 것을 명분으로 단독으로 추경을 처리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예결위 본심사를 위해 민주당이 우선 예결위원장을 뽑아 3차 추경을 처리한 뒤 야당에 돌려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여야 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당이 자당 몫의 5개 상임위원장 추가 선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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