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자본건정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하반기 공격적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다음달 17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사업 방향과 전략을 점검한다. 회의에선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인수합병(M&A)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출 등 금융지원 확대 방안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상반기 사업방향이 예상과 많이 달라졌다"며 "경기침체 우려 속에 M&A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리스크 관리와 함께 금융당국과 보조를 맞춰 금융지원 사업을 추진해갈 방안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자금 부족을 겪는 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금융지원에 나섰다. 우리은행의 1차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출액은 4782억원으로, 국민은행(3578억원)과 신한은행(2068억원), 하나은행(1573억원) 등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규모가 컸다.
하반기에는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낮았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이같은 행보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내부등급법 전환과 바젤Ⅲ 최종안의 조기승인 등으로 가용자금 확보에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말 우리금융의 내부등급법 전환을 일부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등급법은 자본건정성 지표인 BIS비율 산출 시 위험가중자산을 회사 자체 평가모델로 측정해 BIS비율을 관리하기 유리하다. 우리금융의 BIS비율을 지난해 말 기준 11.89%로, 내부등급법을 적용 받는 국민(14.48%), 신한(13.90%), 하나(13.9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의 금융지원을 강조하는 만큼, 내부등급법 심사에서 BIS비율 부담을 줄여주는 쪽으로 융통성을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2년 도입 예정이었던 바젤Ⅲ 최종안 중 BIS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신용리스크 산출방식을 앞당겨 도입하기로 한 점도 사업여력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중구 소재 우리금융지주 전경.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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