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로 전 항공업계가 혹독한 1분기를 보낸 가운데 대한항공이 화물 부문 선방에 힘입어 2분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운송량은 20%가량 줄었는데, 요금이 3배가량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2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4~5월 22만6796톤의 화물을 실어나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27만1911톤보다 19.9% 감소한 운송량이다.
운송량 자체는 줄었지만 항공화물 요금이 크게 오르며 수익성은 높아졌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항공화물 운임지수(TAC 지수)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상하이~북미 항공화물 요금은 킬로그램(kg)당 10.83달러로 전년 대비 243.8% 급등했다. 상하이~유럽 항공화물 요금 또한 kg당 9.81달러로 전년 대비 294% 올랐다. 항공화물 요금은 지난 3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최근 다시 하락하는 중이다. 다만 하락세에도 전년의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항공화물 요금이 급등한 것은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멈췄기 때문이다. 많은 항공사가 여객기 남는 짐칸을 이용해 화물을 나르는데 여객기 운항이 줄면서 자연스레 화물 운송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대한항공이 국제선 대부분을 멈춘 가운데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수익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에 따르면 여객기는 통상 전체 활용 면적의 40~50%에 화물을 싣는다. 항공화물 전체 물량 중 여객기와 화물기 분담 비율은 5: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의 경우 화물 전용기도 있지만 여객 수가 뚝 떨어지자 일부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운항해왔다. 덕분에 여객 수가 전년 대비 80~90%가량 줄어드는 상황에도 화물 운송량은 19.9% 감소하는 데 그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2분기 실적이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항공화물) 운임은 과거 항공화물 호황기였던 2010년과 2017년의 고점보다도 20~30% 이상 높은 수준"이라며 "2분기 대한항공의 국제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지만, 화물 부문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전사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2분기 연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6.8% 감소한 2조원, 영업이익은 1065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특히) 화물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97.6%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망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화물 부문 활약으로 1분기 실적도 예상보다는 적은 폭의 적자를 냈다. 당시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이 2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566억원에 그쳤다. 이 기간 화물 부문 수송 실적은 전년보다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 세계 기업들은 화물기가 모자라 거래처에 물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온라인쇼핑몰 아마존 고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이스라엘의 운송업체 유니카고의 레파엘 엘바즈 최고경영자(CEO)는 "화물기가 부족해 운송료가 최소 3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등한 항공화물 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부까지 나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화물 전세기를 편성하는 실정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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