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학자가 사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관(冠)박쥐에서 발원했고 인간에게 자연적으로 옮겼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스 정리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주임과 우한 연구소 연구진은 14일 이같은 연구결과를 사전논문사이트 ‘바이오리시브’(bioRxiv)에 게재했다.
중국 베이징 기차역에서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논문에 따르면 베타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나 설치류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베타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인간에게 치명적인 폐렴을 발생시켰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박쥐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다양한 변이가 일어나 바이러스 전파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인체 내 수용체 단백질에 결합하도록 해주는 단백질을 말한다.
연구진은 “일부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의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를 수용체로 이용한다”며 “인간의 ACE2에 대한 코로나바이러스의 결합 친화성이 더 높아 바이러스들이 인간에게 유출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 정리 주임의 논문을 두고, 최근 구설에 오른 ‘코로나19 우한 연구소 발원설’을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 일부 정치인과 학자들은 코로나19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유출됐다는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3일 ABC 뉴스에 출연해 “(코로나19가) 우한에 있는 그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거대한 증거가 있다”며 “중국 연구소가 실패한 결과로 세계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 주임은 지난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우한 연구소 바이러스 유출설’에 대해 “내 목숨을 걸고 실험실과 무관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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