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마스크를 쓰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란을 빚어온 유럽 국가들이 지금은 그 효용을 인정해 유럽 전역 도심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신화통신 등 외신은 “브뤼셀 밀라노 프라하 파리 같은 유럽 대도시에는 어디에서나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볼 수 있다”며 “이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풍경”이라고 전했다.
독일 벨기에 프랑스 체코공화국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같은 보수적 생활문화를 가진 국가의 정부들도 불과 두달 만에 태도를 바꿔 모든 국민에게 공공장소나 다중시설을 드나들 때에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입과 코를 가리도록 권고하거나 명령까지 하고 있다.
특히 유럽 여러 나라들이 자택 격리 등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규제를 해제하면서 무증상환자들이 코로나19를 퍼뜨리는 데 대한 불안감 때문에 마스크 착용은 이전보다 더욱 필수적인 방역 대책으로 떠올랐다.
또 중국 한국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중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그 효과가 입증되면서 서구, 특히 유럽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이상한 시선으로 보거나 거부감을 갖는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한 때 유럽의 대도시에서는 마스크를 쓴 아시아인들이 인종차별을 당하거나 심지어 폭행까지 당하는 일도 있었다. 그 당시 유럽 각국의 정부는 이미 감염된 환자나 의료진들만 마스크 착용을 하게 하고 일반 대중은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과학적인 연구결과와 통계가 마스크에 대한 필요성을 부각시켰고 널리 착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비닐봉지를 쓴 한 남성이 전차를 타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럽 최초로 정부가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사한 나라는 체코공화국이다. 체코는 마스크 덕분에 감염을 많이 막아냈다고 말하고 있다.
3월18일 마스크 착용령을 내린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는 유럽과 미국 정상들에게도 이를 권하고 널리 알렸다. 바비스 총리는 3월19일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트위터 메시지로 “작은 천조각 마스크 하나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80%나 막아낸다. 체코공화국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다”고 알렸다. 유럽각국 정상들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동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26일 현재 유럽 중부 체코는 인구 1060만명 가운데 확진자 7387명 사망자 220명이다. 이탈리아 확진자 19만7675명, 사망자 2만6644명과 스페인의 확진자 22만6629명 사망 2만3190명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체코에 이어 인접국 슬로바키아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3월30일에는 오스트리아 정부도 수퍼마켓 쇼핑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당시 “나도 우리들 문화에는 마스크 착용이 아주 낯설고 이상한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배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오른쪽 두 번째).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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