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분양풍경-①)지는 현장 마케팅, 뜨는 사이버 견본주택
실물 안 봐도 청약 경쟁률 수백대 1… “사이버 견본주택, 코로나19 끝나도 계속될 것”
2020-03-30 14:24:36 2020-03-30 14:24:36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코로나19에 아파트 분양 풍경이 바뀌고 있다. 건설사들이 이전에 비해 사이버 견본주택과 유튜브 등 온라인 창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프라인 마케팅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청약 성적은 성공적이다. 수십대 1은 물론 수백대 1의 세 자릿수 경쟁률도 나온다. 사이버 견본주택만으로도 분양 결과가 준수하게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사이버 견본주택을 적극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이버 견본주택만으로 분양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5일 청약 접수를 진행한 ‘힐스테이트 부평’과 ‘힐스테이트 송도더스카이’는 사이버 견본주택만 공개했다. 쌍용건설의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도 사이버 견본주택만 운영하며 분양에 나섰다. 한화건설도 이달 초 ‘한화 포레나 부산덕천’ 단지의 청약을 시작하면서 사이버 견본주택만 열었다.
 
건설사들이 현장 견본주택을 온라인으로만 운영하겠다고 처음 밝혔을 때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 이미지만 보는 것으로 실물 관람을 대체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이 같은 수요자 불안감이 많이 사라졌다. 견본주택 내부를 사진뿐만 아니라 가상현실(VR)과 동영상 등으로 제공하면서 사이버 견본주택에 대한 불신이 줄어들었다. 
 
실제 힐스테이트 송도더스카이는 사이버 견본주택을 공개한 3일 동안 누적 접속자 수가 15만여명에 달했다. 이달 사이버 견본주택을 연 ‘순천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도 오픈 이후 3일 동안 누적 접속자수가 4만여명을 기록했다. 
 
사이버 견본주택만 운영하는데도 청약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시스템 청약홈에 따르면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는 88가구 모집에 1만9928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226.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이버 견본주택만으로도 세 자릿수 경쟁률을 찍은 것이다. GS건설의 ‘과천제이드자이’ 역시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사이버 견본주택만으로 분양을 진행했는데 132가구 모집에 2만5560명이 몰렸다. 이 단지도 평균 193.6대 1의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사이버 견본주택만으로 청약에 흥행하는 단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힐스테이트 송도더스카이는 일반분양 804가구 모집에 5만8021명이 청약 신청했다. 평균 72.17대 1의 경쟁률이다. 전용 84㎡B 주택형은 54가구 모집에 1만4707명이 몰려 272.35대 1의 경쟁률을 찍으며 단지 내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 단지는 그간 인천에서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중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힐스테이트 부평 역시 사이버 견본주택만으로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 단지는 487가구 모집에 4만1048명이 몰리며 평균 84.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수도권이나 부산 등 소위 ‘될만한 곳들’에서는 현장 마케팅을 최소화하고 사이버 견본주택만 운영하면서 청약 열기를 달구려는 노력 없이도 분양에 성공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같은 곳은 견본주택을 보지 않고 청약 접수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대다수 건설사들은 온라인 마케팅만으로도 분양이 성공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사이버 견본주택만 문을 여는 건 그런 자신감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에도 사이버 견본주택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수요자 인식이 나쁘지 않은데다 온라인 부분 마케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적극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온라인 마케팅 역량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데 사이버 견본주택만으로도 청약 결과가 잘 나오고 있다”라며 “앞으로 이런 방식의 분양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델들이 노트북으로 사이버 견본주택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한 공사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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