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사칭 여성에 금품' 윤장현 전 시장 집행유예 확정
대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상고심서 원심 판단 유지
2020-03-17 10:59:27 2020-03-17 10:59:2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여성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 대해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장현 전 시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윤 전 시장에게 돈을 받은 김모씨는 사기 등 혐의로 징역 4년, 사기미수 등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직선거법 제47조의2 제1항에서 정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와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윤 전 시장은 제7회 지방선거 전 전화로 권 여사 행세를 한 김씨로부터 조직관리 등을 위한 금품을 부탁을 받고, 지난 2017년 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김씨 모친 명의의 계좌로 총 4억5000만원을 송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다른 광주·전남 지역 정치인 4명에게도 돈을 받아내려고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은 윤 전 시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김씨에게 혐의별로 징역 4년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시장이 광주시장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김씨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해 "윤 전 시장은 김씨를 전 영부인으로 착각하고, 더불어민주당의 광주시장 선거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전 영부인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기대하고 금품을 제공했다"며 "김씨도 외형적으로는 영향력 행사를 약속하고 금품을 수수했으므로 윤 전 시장이 제공한 금품은 '후보자 추천'과 관련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금원 제공의 동기, 피고인들의 관계, 제공된 금원의 용처, 담보 제공과 이자 제공 여부 등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모두 종합할 때 윤 전 시장이 김씨에게 제공한 것은 4억5000만원 전액에 해당하는 금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주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자진해서 사퇴해 실제 선거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 피고인이 형사처벌 전력 없이 시민활동가나 광주시장으로서 나름대로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기여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자신이 사기죄의 피해자로서 현재까지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지난해 12월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법에서 예정된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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