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회식이 잦아들자 주류 소비가 소매채널로 이동하고 있다. 이 같은 소비 패턴의 변화가 맥주 등 주류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국산 맥주들이 판매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유흥시장 주류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주류 도매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맥주 및 소주 유통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줄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 조치로 회식이 줄고 재택근무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은 증가했다. 본격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2월 한 달(설날 당일 일주일 뒤인 2월1일부터 29일간) 동안 이마트 주류 매출은 전년(2월12일~3월1일) 대비 2.2% 신장했다.
편의점에서도 주류 매출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GS리테일이 전개하는 편의점 'GS25'에서 2월1일부터 28일까지 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13.5% 신장했다. BGF리테일의 'CU'에서도 2월 한 달 기간 전년 동기 대비 맥주 매출이 5.4% 올랐다.
이같은 주류 소비 흐름의 변화는 향후 맥주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맥주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격차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3월 출시한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유흥시장에서 소주와 섞어먹는 음용 트렌드가 유행하면서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선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면서, 올해 맥주 전체 시장 점유율이 3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점유율 33% 대비 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맥주 점유율이 44%로, 올해는 42%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가정용 소비가 늘 경우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점유율 간극이 예상만큼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 앞서 오비맥주는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종량세 시행을 앞두고 카스 맥주 전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했다. 또한 여전히 소매시장에서 오비맥주의 영향력이 높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소매시장 매출 점유율에서 오비맥주가 49.6%, 하이트진로가 25.3%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오비맥주가 가정용 소비가 증대에 유리하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맥주 제품 이미지. 사진/뉴시스
한편 수제맥주 업계는 종량세 시행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자 소매시장에 진출하거나 배달 서비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수제맥주 업체 '카브루' 등은 캔입 수제맥주를 만들어 편의점 채널 판매에 나서고,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올해 상반기 내에 15여종까지 수제맥주 구색을 확대할 계획이다.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생활맥주'는 100여개 매장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생활맥주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로 지난달 일부 매장의 총 매출이 전월 대비 상승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