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래통합당 일부 인사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인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을 밀접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회가 발칵 뒤집혔다. 지난 19일 당시 한국교총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심재철 원내대표 등 통합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이 잇따라 코로나 검사를 받으며 24일 예정됐던 본회의 등 국회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24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후로 예정된 국회 정치·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은 열리지 않는다"며 "문희상 국회의장은 코로나19와 관련된 보고를 받고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 순연을 합의하고 25일 이후 일정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 수습을 위해 구성하기로 했던 국회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도 미뤄졌다. 국회 각 상임위 회의도 잇따라 연기를 결정했다. 통합당 의원총회 등 각 당별로 계획됐던 일정도 대부분 취소됐다.
국회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에 대한 전면 방역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회 관계자가 2층 안내실 출입구 폐문을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의 행사는 통합당 곽상도 의원과 한국사학법인연합회 등 교육계 단체가 지난 19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주최한 '문재인 정부 사학혁신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로, 심 원내대표를 비롯해 전 의원 등 교육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교총 직원 등 전국에서 300~4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사에 참석했던 하윤수 교총회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확진자 곁에 머물렀던 의원들이 긴급 검사에 응하게 됐다. 당시 토론회에서 하 회장 오른쪽 옆으로 2명이 앉고, 다음으로 전 대변인, 심 원내대표, 곽 의원 순으로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원내대표 등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 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여의도성모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신종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는 25일 오전 중으로 나올 예정이다. 심 원내대표와 함께 회의에 참석했던 황교안 대표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검사를 받았다.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심 원내대표 옆자리에 앉았던 원희룡 제주지사도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들 중 일부는 19일 이후 여당 의원들과도 접촉했던 만큼 확진자가 나올 경우 파장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만으로 대형마트, 극장, 면세점이 통째로 문을 닫고 홈쇼핑 생방송마저 중단됐기에 확진시 '여의도 국회 의사당' 봉쇄와 국회의원들에 대한 격리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도 막대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여야 모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요 후보들은 총선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총선 연기론도 거론되고 있다.
국회는 방역을 위해 이날 오후 6시부터 25일까지 본관과 의원회관, 도서관 등을 폐쇄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방역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24시간 동안 방역한 장소를 폐쇄해야 한다는 권유에 따라 국회 의원회관과 본관 등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역을 실시한 건물은 26일 오전 9시에 다시 문을 연다. 안전상황실은 국회 출입자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고,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조속한 신고를 권고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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