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유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점포 영업 중단 결정을 내리고 있다. 영업 중단을 시행한 일부 매장은 역학조사와 방역 작업을 거쳐 짧게는 3일 후 정상영업에 돌입했다. 통상 외국인들의 방문율이 높은 면세점은 다른 유통 채널보다 재개장 시점이 느린 양상이다. 다만 개점 이후에도 오프라인 소비 심리 저하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8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전북 군산시 이마트 군산점. 사진/뉴시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면세점 등 유통가 점포에서 바이러스 확진자의 방문이 확인되면서 휴점 매장이 속속 늘고 있다.
이마트 군산점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으로 지난달 31일 휴점을 시행한 뒤 3일 만에 다시 매장을 열었다. 앞서 군산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8번째 확진자가 지난달 29일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와 방역 및 방제 작업을 거쳐, 군산시와 협의 끝에 다시 영업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12·14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이마트 부천점은 2일부터 휴점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앞서 군산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 영업에 나선 만큼, 수일 내에 다시 매장 오픈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부천점은 정상 영업 일정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며 ”다만 확진자가 마스크를 착용했고, 머문 시간도 길지 않아서 휴점이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2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를 우려하며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면세점은 다른 유통 채널보다 정상 영업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면세점 특성상 외국인의 방문이 잦은 이유에서다. 우선 2일 제주도의 발표에 따라, 중국 양저우로 귀국한 확진자(중국인)가 지난달 23일 방문한 롯데면세점 및 신라면세점 제주점은 동시에 3일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제주도의 발표 후 곧바로 방역 작업에 돌입했지만, 정상 영업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앞서 신라면세점 서울점도 12번째 확진자가 방문하면서 2일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신라면세점은 고객 안전이 우선이라는 방침에 따라 안전이 보장될 때 운영을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고객과 직원의 안전이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판단될 때 매장을 다시 오픈할 것"이라며 "금일에도 추가 전문 방역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15번째 확진자의 배우자가 AK플라자의 협력사원인 것으로 밝혀진 AK플라자 수원점은 3일 임시 휴업을 단행했다. 앞서 AK플라자는 지난달 27일부터 해당 직원을 격리 조치하고 방역 절차를 시행했다. 다만 3일 오전 직원이 바이러스 감염 판정에서 음성으로 나타나면서, 예상보다 이르게 정상 영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 관계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방역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방역 조치 등을 통해 정상영업에 들어가도 당분간 오프라인 소비 심리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러스 확진 판정이 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롯데백화점 등의 유통업계 매출이 전년 대비 10~15%가량 감소한 바 있다.
반면 오프라인 점포 매출 감소는 반대급부로 온라인 소비를 늘리고 있다. 롯데쇼핑의 지난달 22일부터 일주일간 온라인 매출은 전년 설(2019년 2월2일~8일) 대비 74% 증가했다. 이커머스 '11번가'의 지난 1월 27일부터 5일간 '신선식품' 거래는 전달 동기 대비 46% 늘었다. 이외에도 생필품과 가공식품 거래량은 각각 104%, 53% 신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명절 연휴 기간에는 매출이 급감하지만 이번 연휴에는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고객이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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