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안지현기자] 최근 결혼한 친구의 집들이에 초대받은 회사원 박태욱(37.가명)씨는 집들이 선물을 고민하다 함께 초대받은 친구 7명이 5만원씩 갹출해 약 8그램(g)의 금이 적립된 통장을 선물했다.
박씨가 선물한 통장은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통장. 박씨는 "식상한 선물보다 기억에 남을 만한 선물을 고민하다보니 금통장이 괜찮겠다 싶어 친구들과 뜻을 모았다"며 "친구보다 친구의 아내가 더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박씨가 골드리슈 통장을 선물하게 된 배경에는 자신이 가진 통장 때문. 박씨는 지난해 2월 재테크를 고민하던 중 신한은행의 '골드리슈'에 대한 기사를 읽고 골드리슈 통장을 만들었다. 박씨의 골드리슈 통장에는 현재 60g 정도가 적립돼 있다.
◇ 용돈벌이로 선택한 통장 '대박'
10만원씩, 20만원씩 틈틈이 사모은 금이 현재 가치로 270여만원 정도된다. 용돈벌이 치고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아내 몰래 용돈이나 모으겠다는 생각으로 선택한 통장이 대박이었던 것.
최근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은행의 금적립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금 관련 상품을 가장 먼저 내놓았고 가장 많은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가장 대중화된 상품이 '골드리슈' 통장이다. 고객이 통장에 돈을 입금하면 은행이 대신 금을 사서 통장에 적립시켜주는 상품으로 소액도 입금이 가능해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해지도 자유롭다. 은행이 시세로 금을 팔아서 차익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려준다. 차익은 전액 비과세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골드리슈'는 8만2983좌가 팔렸다. 금의 양으로는 7070㎏ 상당, 금액으로는 3175억원 정도가 판매된 셈이다.
신한은행은 골드기프트 서비스도 내놓아 잇달아 히트를 치고 있다. 국제 금 가격과 환율에 따라 산출된 금 가격으로 은행에서 간편하게 금을 선물할 수 있는 상품으로 돌반지 통장, 축의금 통장, 기념일 축하통장 등 선물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이에 질세라 지난 2008년 출시된 KB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 통장'도 덩달아 상한가다. KB골드투자 통장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7296좌, 약 455㎏이 판매돼 20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김삼진 신한은행 종로3가지점 차장은 "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전화문의가 늘고 계약도 2배 이상 늘었다"며 "소장 목적이던 금이 지금은 하나의 투자분야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골드뱅킹은 지속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상품인 기업은행의 'IBK윈클래스 골드뱅킹'도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덩달아 펀드도 인기다. KB자산운용의 'KB골드파생상품 클래스'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인덱스골드재간접투자신탁' 등에 대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다만 펀드의 경우는 적립식 통장보다 변동성이 크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금값이 하락하면 손실위험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금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고객이 직접 금을 거래하지 않고 은행이 금 거래를 대행해줘 편리한데다 수익성도 높기 때문이다.
현재 금 1g은 4만5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최근 1년 수익률이 신한은행의 경우
22.46%, 국민은행은 23.43%에 달한다. 1년짜리 정기적금의 금리가 3%대에 불과한 요즘 재테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하다.
국제 금값은 지난 7일 1온스당 1200달러 선을 돌파한 이후 지난 14일 뉴욕상업거래소
(NYMEX)에서 금 6월물 가격은 1229.20달러에 마감됐다. 며칠동안 치솟던 금값이 진정되는 기미지만 한동안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많다.
◇ '올인'은 위험..분산투자 고려해야
그러나 금값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에 눈이 어두워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
금에 투자하면 금값이 현재보다 더 올라야 수익을 얻는다. 최근 유럽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성향 때문에 금값이 치솟는 추세지만 이 같은 추세가 오래 보장되리란 법은 없다.
유럽발 위기가 진정되면 언제든지 금값은 떨어질 수 있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도 신중해야 한다.
실제로 신한은행 골드리슈 상품은 지난 4월말 7936㎏이었으나 5월12일 7112㎏으로 줄었고, 13일에는 7070㎏으로 적립분이 감소했다.
가입좌수는 늘고 있지만 그 양은 더 줄어들었다. 이는 소량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전체 투자액에서 10~20%의 비중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한다.
김 차장은 "전체 재테크 비중중 금은 20%정도 하는 것이 좋다"면서 "금은 앞으로도 분산투자 개념으로 가지고 가는게 좋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안지현 기자 sand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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