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차기 자유한국당 원대대표 경선이 '친황(친황교안) 대 비황(비황교안)' 간 대결 구도로 흐르는 가운데 누가 되든 당내 '계파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당에 따르면 심재철(경기 안양동안구을·5선)·유기준(부산 서동구·4선)·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군·3선)·김선동(서울 도봉구을·재선) 의원 등 4명이 9일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기 위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들 모두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를 결정한 뒤 등록을 마치면서 대진표도 확정됐다. 심 의원은 김재원 의원을 낙점했고, 강 의원은 이장우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결정했다. 유 의원은 박성중 의원을, 김 의원은 김종석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정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김선동 의원(왼쪽)과 강석호 의원의 2파전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고 강 의원은 지난 8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유 의원과 김 의원은 친황, 심 의원과 강 의원은 비황으로 분류된다. 친황 2명과 비황 2명이 원내대표 경선에 맞붙게 된 것이다. 유 의원과 김 의원의 경우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 의원은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에게 보수통합 메시지를 계속 내왔던 만큼 기존 친박계와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원내대표 경선이 그간의 '친박 대 비박(비박근혜)' 구도에서 '친황 대 비황' 구도로 바뀐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원내대표가 그 자리를 위임 받는다는 점에서 계파간 원내대표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현재 판세로는 김선동 의원과 강석호 의원의 2파전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의원과 강 의원이 결선투표 후보로 오를 경우, 결국 친황·비황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계파 대리전 성격을 띌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윤상현 의원이 친황계를 대표해 출마를 선언했지만 지난 7일 출마를 철회했다. 김 의원의 출마와 윤 의원의 출마 철회는 최근 황 대표의 초재선 의원 지원 행보와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황 대표가 김 의원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윤 의원이 초·재선 의원들을 직접 언급하면서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로는 결선투표는 강석호 의원과 김선동 의원이 올라갈 것 같다"며 "예전에는 원내대표 후보들이 의원회관에 찾아와서 의원들을 설득하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충분히 선거운동을 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특정 계파세력에 따라 표심이 흘러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나 원내대표 임기 연장 불가 결정 등으로 인해 황 대표의 '제왕적 리더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커지고 있어 원내대표 경선을 전후로 계파 갈등은 더욱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의 과도한 전횡에 대한 경고는 이제 시작"이라며 "원내대표 선거에서 그것이 폭발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비황계에선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한 의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어 황 대표에게 제동을 걸 수 있는 인물이 지도부에 들어가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형성될 수 있다. 일각에선 "그동안 친황계 의원들이 공을 들여서 나름의 견고한 세를 유지해왔는데 총선을 앞두고 결정적인 순간에 원내대표 자리를 내주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친황계의 위기의식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인사들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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