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매출 폭락…궐련형 보폭 넓히나
성분 분석 연기되며 액상형 발목…필립모리스 등 궐련형 출시 잇따라
2019-12-02 14:54:42 2019-12-02 14:54:42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분 분석 발표 시기를 늦추면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분석을 맡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선 액상형 전자담배 성분 분석과 함께 후속 조치를 비롯한 개선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유해성분 분석이 늦춰지면서 담배업계에선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로 보폭을 넓히는 추세다. 
 
미국 워싱턴주 밴쿠버에서 한 여성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모습. 사진/뉴시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 및 유해성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식약처가 맡은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분 발표'가 앞서 예정됐던 11월보다 늦어지면서다. 식약처에선 전 국민의 관심사가 달린 문제인 만큼,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분에 대한 발표는 개선 방향이 담긴 대책과 함께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강호일 식약처 팀장은 "정부에서도 (유해성분 분석을) 발표할 때는 그와 관련한 후속 조치도 끝나야 한다"라며 "개선방향 등 여러 가지 대책이 완비된 상태에서 하는 것이며, 정부에서 관련 부처가 모여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분 발표가 늦어지자 업체들과 소비자들은 대체재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액상형 전자담배는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과 면세점 등에서 일부 제품이 판매 및 공급이 중단되면서 퇴출 상태에 놓였다. 업계에선 일부 중소 액상형 전자담배 점포들의 폐점도 이어지면서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김도환 한국전자담배총연합회 대변인은 "더 이상 어떻게 피해를 볼지 모를 정도로 액상형 전자담배 업체의 매출이 70~80% 감소하고 있다"라며 "문 닫는 매장도 많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회원들이 담배사업법 개정안 및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 업체들은 그사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린다. 필립모리스는 지난달부터 홀더 재충전 없이 2회 연속 사용 가능한 '아이코스3 듀오'의 오프라인 판매를 시행하면서 점유율 반등을 노리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시장 점유율에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56.5%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는 전년 대비 19.4%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BAT코리아도 이달 2일부터 가열 시간을 단축한 신제품 '글로 프로' 판매에 돌입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BAT코리아 역시 지난해 점유율은 6.3%로 전년 대비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KT&G는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이 31.3%를 기록해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지만, 다른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로 시장 재편에 나서면서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KT&G는 편의점 등에서 판매가 중단된 액상형 전자담배 카트리지인 '시드 툰드라'의 생산량을 조절키로 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코스3 듀오’ 제품 이미지. 사진/한국필립모리스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 업체를 비롯한 전자담배총연협합회는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이 고사하기 전, 정부의 신속한 유해성분 조사 결과 발표를 촉구하고 있다. 또 정부의 결과 발표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나올 경우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민간에서도 3일밖에 걸리지 않은 유해성분 분석 조사가 오래 걸린다는 게 납득이 안 간다"라며 "문제가 있는 내용이 발견될 경우 소송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16억7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유로모니터에선 향후 5년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연평균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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