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난해 미래 성장사업 가운데 하나로 인공지능(AI)을 꼽은 삼성전자는 이에 발맞춰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사외 스타트업 업체를 선정·지원해 미래 먹거리를 위한 텃밭 가꾸기에 나섰다. 1년이 흐른 현재, 삼성 지원 아래 과제를 수행한 스타트업들은 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AI 연계 기술들을 내놓으며 눈길을 끌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AI가 우리 생활 가까이에 다가왔다.
삼성전자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를 열었다. C랩 아웃사이드는 삼성전자가 지난 7년간 운영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의 노하우를 사외로 확대해 국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이바지하고자 만든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프로그램 지원을 받은 20개 스타트업들이 그간의 성과를 발표하고 8월부터 선발된 신규 스타트업이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졸업'을 앞둔 기존 스타트업 업체 부스 가운데 AI를 이용한 시력측정 및 안질환 검안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키즈옵터'를 개발한 '픽셀디스플레이'가 먼저 눈에 띠었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앱을 깔고 아이 성별과 개월수를 입력한 뒤 사진 촬영만 하면 모든 검사 과정이 끝난다. 시력 문제의 조기 발견 및 조기 치료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현실적 제약이 많은 눈 검사 문제를 쉽게 해소할 수 있다.
1년간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에서 투자자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현재 근시·원시·난시·부동시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아이 뿐만 아니라 성인도 앱을 이용해 눈 검사를 할 수 있다. 의학적 요소가 들어가다보니 의료계와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 하주은 픽셀디스플레이 팀장은 "국내에서 이 기술이 원격진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에 반발이 많아 인도·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애쓰고 있다"며 "아직 3년차 스타트업이지만 20대 중반의 팀원들로 구성돼 젊은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한 성우 캐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오사피엔스'도 눈에 들어왔다. AI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활용해 특정인의 목소리·특징 등을 학습해 개성과 감성이 담긴 오디오 컨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서비스다. '네오사피엔스' 관계자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기존의 기계적인 목소리가 아니라 성우나 전문 연기자 목소리가 나와 고요한 텍스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목소리가 필요한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라며 "현재 한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로도 표현이 가능하다. 세밀한 감정 운율 표현이 가능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알아서 목소리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과 영상 발전에 따라 아이들의 스마트폰 시청시간이 늘어나는 가운데 아이들의 두뇌를 자극하고 진단하는 AI 기반의 유아 두뇌발달 진단·교육 앱 '두브레인'은 하나의 '교육센터'와 같다. 타요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아이들이 쉽게 게임처럼 접근할 수 있는데 발달데이터가 축적된다. 두브레인 AI는 입력된 아이들의 두뇌 인지발달 속도와 지연 정도를 진단하고 이에 맞는 교육과 치료를 처방한다.
스타트업들이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에서 그간의 성과와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두브레인은 미국 하버드대를 비롯해 연세대 의대 등 6개 의료기관과 공동 연구로 검증을 거쳤고 R&D 비용 36억원이 투입됐다. 김병재 듀브레인 마케팅 책임자는 "듀브레인은 일반 아이들의 두뇌 발달을 꾸준히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다소 발달이 느린 아이들까지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프로그램으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행사 개최를 축하하며 "스타트업의 강점을 잘 살린다면 소비자에게 보일 새로운 솔루션을 빠르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새로운 경험을 찾는 여정에서 삼성전자가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5년간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외부 스타트업 300개 육성, 사내 임직원 스타트업 과제(C랩 인사이드) 200개 지원 등 총 500개 사내외 스타트업 과제를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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