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공학한림원, '수상한 입찰' 논란
제안요청서와 다른 기술평가항목…“공고 취소 등 방안 모색”
2019-11-18 15:53:06 2019-11-18 15:53:06
[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한국공학한림원이 당초 입찰공고와 다른 평가점수를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림원 측은 단순 실수라고 주장하지만, 전형적인 입찰비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림원은 지난 달 14일 전 세계 30개 주요국이 활동하는 공학기술 분야의 국제협력기구인 '세계공학한림원평의회(CAETS,International Council of Academies of Engineering and Technological Sciences)'의 총회, 심포지엄, 국가 간 특별 간담회 등을 개최해 공학기술 리더들 간의 네트워크를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2020년 세계공학한림원 국제심포지엄 및 부대행사 대행' 용역을 입찰 공고했다. 이 입찰에는 4개 업체가 지원했고, 서류에서 미달된 1개사를 제외한 업체가 경쟁을 벌였다.
 
한림원은 지난 12일 개찰 결과를 발표했는데, 아이러니하게 제안서 발표부분인 기술평가점수가 1위부터 3위까지 10점씩 차이가 났던 것. 이에 일부 업체들이 반발을 하며, 한림원에 심사 점수표 공개를 요청했고, 14일 홈페이지에 심사위원별 평가점수를 공개했다.
 
당초 제안요청서의 평가항목(왼쪽)과 실제 평가항목. 사진/뉴스토마토
 한림원은 당초 기술능력평가를 과업에 과업 이해도, 재무 안정성, 유사용역 수행실적, 수행인력 전문성, 제안내용과 추진전략, 업무분장, 수행일정 등의 적정성으로 구분해 평가키로 했었다.
 
그러나 실제 평가에서는 사업이해도, 미래지향성, 창의정 및 적정성, 부합성 및 합리성, 현실성 및 분야별 적정성, 친환경 지향성, 공간 활용성 및 연출의 독창성, 안전·재난 등 비상대책 수립으로 변경됐다.
 
또, 심사위원도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해야 되지만, 전부 내년 행사 준비위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심사당시 상의를 하면서 평가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입찰에 참가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한림원 측은 심사평가위원이 상의해서 평가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한림원 관계자는 "입찰을 몇 년에 한 번씩 하다 보니, 예전 입찰서류를 복사해 사용했고, 그 과정에서 실제평가표는 다른 것으로 채점을 하게 됐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심사평가위원들이 행사를 준비하는 위원들이지만 외부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외부인사"라며 "서로 상의해서 평가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조달청에 문의했고, 입찰공고를 취소하는 방안과, 업체들을 대상으로 재평가를 하는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찰 참여 업체 측은 "신뢰성이 이미 훼손된 입찰에서 재심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거절의사를 밝혔다. 
 
2017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렸던 세계공학한림원평의회(CAETS). 사진/한국공학한림원 홈페이지
 
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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