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실시하면서 집회 소음과 교통 문제, 인프라 등 대책을 반영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일과 3일에 새 광화문광장 사업 관련 인근 지역주민 소통 일정을 진행했다.
이틀에 걸쳐 삼청동·사직동·청운효자동·평창동·부암동 등 광장 근처 5개동을 둘러보는 내용이었다. 일정은 사전에 서울시 공무원들이 돌아보면서 주민 의견을 듣고 작성한 4개 테마로 나뉘어졌다. 세부적으로 △삼청동은 상권활성화 등 지역현안 △사직동은 집합건물 입주자 회의 및 도시재생 △청운효자동 집회·시위 및 주차대책 △평창동·부암동 생활체감형 교통대책이다.
박 시장이 지난 3일 오전부터 점심 시간대까지 청운효자동을 돌아봤다. 통인시장을 20분 가량 걷는 동안 이따금씩 상인에게 "광화문 때문에 힘드시죠"라고 말을 건넸다. 상인들은 시위가 너무 많다고 호소하기도, 물건을 많이 사서 좋다고도 대답했다.
오찬 시간에 이뤄진 청운효자동 주민자치위 간담회에서도 호소들이 이어졌다. 주민 A씨는 "권위주의 시기에는 청와대 앞이라 규제 당하고, 요즘에는 무분별한 집회 때문에 주민 삶은 말할 것도 없고 상권이 위축된다는 걱정이 있다"며 "평온권을 너무 침해하니 소음 측정 방법을 개선해달라"고 말했다.
지역 활성화 요구도 있었다. 지역 일대 15만5000㎡를 도시재생활성화 지정, 식당 등이 허가 되지 않는 지구단위계획의 전면 수정, 2만2000명 노인이 살지만 하나도 없는 노인정 조성 요구 등이었다.
지난 1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풍림스페이스본아파트 북카페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앞서 이틀 전 마지막 일정인 사직동 광화문풍림스페이스본아파트 간담회에서는 광장을 넓히면 집회로 인한 소음과 매연 등 피해가 더 심해지고, 교통이 불편해질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주민 나모씨는 "서울 외곽지역 사람은 1년에 1번씩 광장에 오지만, 저희는 1년 365일 있는데 저희 불편은 일체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토일요일만 시위했지만, 이제는 월화수목금토일 시위해서 하루 종일 마이크가 커 광장 반대한다"고 말했다. 인근 경희궁자이아파트에서 온 이모씨도 "서울시 교통대책위원인데, 광장을 넓히면 풍림아파트 초입부터 정부청사까지 시속 2.9km가 된다는 충격적인 자료를 봤다"고 주장하며 "분명한 답변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반대 의사가 분명한 스페이스본 등 주민을 일단 달랜 후 차차 대책을 구상해보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잡는 모습이었다. 간담회에서 박 시장은 "저도 북촌 주민으로 오가면서 시위를 생생하게 다 들어 고통을 이해하고 있다"며 "현재도 여러분이 교통·소음·공기 문제로 고통받는만큼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 생각해 미래 서울을 훨씬 더 위대한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를 내세우자, 즉각 답변을 요구하던 분위기는 어느 정도 누그러진 채로 간담회가 끝났다.
뒤이어 청운효자동 간담회에서는 광화문 사업과 연계해 지역 개발의 종합 계획 수립, 사직단 복원시 주민 인프라 조성, 시위 소음 측정 등을 실시할 의사를 내비쳤다. 박 시장은 "그동안 역사 복원하면 미치는 주변 효과가 무엇인지 논의가 안됐다고 본다"며 "교통과 시위, 시민 삶의 문제 등 새 의제를 듣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평창동과 부암동을 둘러본 뒤, 종로구청 강당에서 주민과 현장 토론회에 참석했다. 당초 시간은 오후 3시30분부터 6시30분으로 정해졌으나, 시간 제한을 두지 않고 실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효자베이커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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