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한 친서형식의 조의문을 보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강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조의문은 전날 오후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를 통해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에게 전달됐고, 윤 실장은 늦은 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을 찾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조의문 수령을 위해 북한과 접촉했을 때 '금강산 관광 철수' 등 남북 간 현안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측에서 나온 인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남북 간 다른 이야기에 대해서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위령미사를 드리고 있다. 사진/청와대
김 위원장 외에 프란치스코 교황도 주한 교황대사관을 통해 "대통령님의 사랑하는 어머니 강 데레사 자매님의 부고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며 "이 슬픈 시기에 영적으로 대통령님과 함께하겠다"고 위로 메시지를 발표했다.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개국 대사는 전날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통해 위로전을 보냈다.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의 조문도 눈길을 끌었다. 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잘 배려해달라고 말씀을 드렸다"며 "이에 문 대통령은 '계속 배려를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유족들이 참석한 고별 장례미사는 이날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엄수됐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기도로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장례미사 이후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유족들은 미사가 끝난 뒤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고인의 시신을 화장한 뒤 가족 봉안묘가 있는 경남 양산시 상북면 하늘공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장례미사를 마친 후 안장식에서 "어머님께선 이산과 피난 이후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치시고 영원한 안식을 얻으셨다"면서 "이제 아버지도 다시 만나시고, 못가시던 고향에도 다시 가시고, 외할아버님 외할머님도 만나시고, 6남매 형제자매들도 다시 만나시고 그러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어 "오셔서 조문을 하신 분도 계시고, 직접 오시지는 못했지만 마음으로 조의를 보내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어머님과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장례절차를 마치고 이날 오후 청와대로 복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열린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발인 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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