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지시에 대해 "국민들의 정서에 배치될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이 남북관계를 훼손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의 (금강산 관광) 방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때문에 그대로 되풀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사실 관광 자체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관광의 대가를 북한에게 지급하는 것은 제재에 위반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주한외교단 초청 리셉션에 참석,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관련해 "남북 간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그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은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수준하고 같다"면서 "그런 의지로 김 위원장이 여러 번 피력했고, 그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김 위원장을 만난 모든 정상들이 한결같이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전제로) 바라는 조건들을 미국이 대화를 통해서 맞춰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소회에 대해서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07년 10·4 정상회담에서 내가 준비위원장으로 합의를 위한 역할을 했는데, (그때는) 남북 관계가 본궤도에 들어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거쳐) 순식간에 남북관계가 과거로 되돌아간 감이 있어 그동안의 세월이 유독 남북관계에선 잃어버린 세월이라고 느껴졌었다. 과거 출발선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안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후임 법무부장관 인선에 대해선 "서둘지 않으려고 한다"며 "지금 검찰개혁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고 관련된 수사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패스트트랙으로 가있는 입법도 될지 하는 것도 관심사이기 때문에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며 "그런 일에 변수를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추가 인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은 법무부장관 외에는 달리 개각을 예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달 9일로 임기 반환점을 맞이하는 것에 문 대통령은 "평가를 어떻게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우리 나름으로는 쉼 없이 달려왔다"며 "정말 가야할 길이 멀다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체적으로 세계 경제가 나빠져서 적어도 일자리 문제라든지 소득 분배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는데, 좋아지는 기미는 보이지만 아직도 지금 국민들이 다 동의할 만큼 체감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과연 우리가 진실을 균형 있게 알리고 있는지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나 노력이 필요하다"고 기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입법·행정·사법의 3부에 더해 언론까지 제4부가 함께 국가를 움직여 간다"면서 "당연히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발전시켜 온 데도 각각 독립된 4개 영역의 큰 기여가 있었다. 우리 언론도 그동안 많은 기여를 해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많은 기여를 해줘야 할 막중한 역할과 책임이 언론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언론은 입법·행정·사법 3부와 같은 현실적인 권력의 힘은 없지만 그러나 진실이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부가 출범할 때 천명했듯, 조금 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나가는 역사적인 과업에 있어서도 언론인 여러분들이 끝까지 동반자가 되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주한외교단 초청 리셉션에 참석,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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