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프(Jeep) 라인업 중 막내는 ‘레니게이드’다. 웅장한 느낌의 ‘그랜드 체로키’, 야성적인 오프로드를 연상시키는 ‘랭글러’와는 달리 아담하면서도 깜찍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승 모델은 ‘뉴 지프 레니게이드’ 리미티드 하이 2.0 AWD 모델이었다. 실제로 차체를 봤을 때 ‘확실히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9년식 그랜드 체로키 써밋 3.0 TD의 전장은 4975mm로 5000mm에 육박하지만 시승 차량은 4240mm로 확연히 차이가 났다. 처음 봤을 때 현대자동차 SUV의 막내인 ‘베뉴’가 언뜻 떠오르기도 했다.
최근 시승한 지프 '레니게이드'. 사진/김재홍 기자
서울에서 강원도 강릉 지역을 왕복하는 약 500km를 주행하면서 레니게이드를 체험했다. 지프를 상징하는 세븐-슬롯 그릴을 비롯해 원형 모양의 LED 헤드램프, 사각형 모양에 중앙 부분이 옴폭 들어간 테일 램프 등도 눈에 띄었다. 전면부와 후면부, 스티어링 휠에 ‘Jeep’ 레터링을 통해 지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지프의 라인업 중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와 체로키 오버랜드 2.2를 시승한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레니게이드는 이들 모델에 비해 인테리어 구성도 단촐했다.
시승모델에는 2.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됐고 최고출력은 170, 최대토크는 35.7kg·m였다. 최고출력은 랭글러(272ps), 체로키(195ps)보다 낮았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시원하게 치고 나간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지프 레터링이 된 스티어링 휠과 아날로그 감성의 계기판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저속에서도 소음이 약간 들렸으며, 특히 80~100km/h 구간에서 가속이 생각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고속도로 주행에서 100km/h 이상이었을 때는 무난하게 가속이 된 느낌을 받았다. 또한 고속주행에서는 별다른 차체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 조작감은 다소 무거웠는데, 가벼운 것보다 안전에는 좋다는 생각이다. 브레이크 성능도 무난해 큰 위험 없이 무사히 안전운전 할 수 있었다.
지프에 관심있는 운전자들은 정숙성이나 안락한 승차감보다는 오프로드 등 험로 주행이나 익사이팅한 드라이브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시승했던 신형 디젤 모델들의 대부분은 ‘디젤인지도 모를 정도로’ 또는 ‘가솔린 모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한 주행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점이었다.
아담한 차체와, 측면부 'Renegade' 레터링, 사각형의 테일 램프 등이 눈에 띈다.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 모델에는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고 강원도 오르막 지형에서 주로 수동 모드로 기어를 변속해봤다. 9단으로 세분화되서 그런지 일반 ‘D’ 모드로 운전할 때보다 소음이 덜했고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어서 운전 만족도가 높아졌다.
시승 코스 중 하드한 험로 구간이 없었지만 이런 식으로 오프로드 성능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오르막길에서 RPM 게이지를 보거나 아니면 엔진음을 듣고 2단이나 3단 등 적절하게 변속했을 때 원활하게 언덕을 통과할 수 있었다.
전방 시야도 탁 트여 경치를 감상하면서 운전할 수 있었고 썬루프를 개방했을 때 맑은 하늘이 주는 청량감 또한 만끽할 수 있었다.
기어를 매뉴얼로 조작하면서 언덕길 주행을 해봤다. 언덕 코스를 통과하는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주행속도 및 앞차와의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강릉까지 편도 기준 200km가 넘는 구간을 주행하면 아무래도 피로도가 쌓이게 되는데 이런 기능을 통해 발목 등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차선이탈 방지 경고 기능의 경우 위험이 감지되거나 차선을 이탈하면 경고음이 들려 운전자가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인테리어는 좋게 말하면 ‘심플’했고 다르게 표현한다면 ‘투박’했는데 오히려 ‘지프’ 특유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7인치 디스플레이의 RPM 게이지 6~8 부분에는 주황색으로 강조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 신차에서는 칼라풀한 구성은 하는 반면, 지프는 속도, RPM, 안전기능 표시, 연료 게이지 등 필수적인 정보를 아날로그 감성으로 전달했다.
레니게이드 내부 모습. 아날로그 감성의 터치스크린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기 시승했던 다른 지프 모델에서도 경험했지만 8.4인치 터치스크린도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지프만의 특징을 가졌다. 흑백 화면이 연상될 정도로 검정색, 흰색 외에 다른 컬러로는 주황색만 보일 정도의 구성이었는데 시트나 스티어링휠 열선 기능을 사용하려면 터치크스린에서 설정을 해야했다. 동승석 정면에 보이는 손잡이나 전반적인 인테리어에서 오프로드에 방점을 둔 지프의 ‘면모’를 체감했다.
다만, 이번에도 내비게이션 기능은 아쉬웠다. 계기판의 큰 화면으로도 주행루트를 띄울 수 있었지만 사용이 불편해 스마트폰을 통풍구에 거치해 내비앱을 사용했다. 국내 스마트폰 내비앱으로 주로 운전한다면 스마트폰을 송풍구에 거치하거나 아니면 운전석 앞 오른쪽 부분 홈에 거치대를 끼우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차별화된 선택을 하는 추세가 엿보인다. 이런 트렌드에서 지프 레니게이드는 남들과 다른 개성을 부각시키기에 충분하다. 다만 하반기 출시된 현대차 ‘베뉴’, 기아차 ‘셀토스’ 등 소형 SUV의 가격을 감안하면 지프 레니게이드의 4340만원은 다소 높게 느껴질 수도 있다.
레니게이드의 후면부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레니게이드의 내부 및 시트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썬루프를 통해 보는 하늘과 구름의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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