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에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증산하기로 한 팰리세이드와 셀토스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노조가 비난 여론을 의식해 파업보다는 교섭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타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9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까지 임금과 단체협약 집중교섭 후 다음 날인 2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 2차 회의를 열고 투쟁 일정을 논의한다.
지난 13일 쟁대위 1차 회의 후 재개한 17차 단체교섭에서 하부영 현대차지부장은 "쟁대위 1차 회의를 통해 파업을 결정할 수 있었으나 사회적인 분위기와 현대차를 향한 여론을 생각해 최대한 교섭을 진행한 후 조속한 타결을 이루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4일 교섭에서 일반직 등 반차제도 도입, 보건관리자 선임 등 5개 조항 개정에 합의했다. 임금 체계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아직 교섭 중이지만 상여금 750% 중 600%를 매월 나눠 지급하면서 발생하는 통상임금 인상분을 기아차 수준에 맞추는 것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 30일 이틀간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아차 노사도 지난 13일 11차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사측은 △기본급 4만원 인상 △경영성과금 150%+100만원 △특별격려금 150만원 △단체교섭 별도합의서 등을 포함한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임금 부분에서 개선된 제시안을 요구하며 교섭을 마쳤다.
사측과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앞서 파업권을 확보한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조합원 투표를 통해 83.64%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달 12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도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파업권을 확보했다. 기아차도 지난달 30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하고 이후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증산에 합의한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차 셀토스 생산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7월 울산 4공장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를 울산 2공장에서 공동생산하는데 합의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말 출시 이후 누적 계약건수가 9만건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현재 울산 4공장 생산량은 8600여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아차 노조도 지난 7월 국내 출시한 소형 SUV 셀토스가 인기를 끌자 증산에 합의했다.
이처럼 증산에는 합의했지만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하반기 신차 주문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팰리세이드도 긴 대기 시간에 지친 소비자들이 구매를 포기하면서 2만여대 계약 취소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실제 파업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이 시기 파업은 비난받을 수 있다는 여론을 노조가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생산량을 끌어올려야만 실적 회복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노조가 파업 카드를 쉽게 들 수 없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비난 여론을 의식해 대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사측이 원하는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명분을 쌓은 후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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