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아베 정권의 '경제 도발'은 양국에 서로 적지 않은 손해를 끼칠 것이다. 한국에 앞서 일본 시민들에게도 피해를 입히는 '가미카제식 자해행위다."
한국작가회의와 국제펜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가 뜻을 모아 일본 경제 도발에 대한 문학인 성명서를 발표했다. 단체는 "3·1 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해에 독립과 평화를 위해 목숨 던진 순국영혼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 정부가 진정한 사죄와 그에 맞는 행동을 병행할 때 한일간 평화와 공생이 가능하다"며 강력 규탄했다.
세 단체는 진정성을 믿을 수 없게 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부터 비판했다. 단체는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회담 때 '배상'이란 단어는 없었다"며 "일본 정부는 이후 여러번 '유감'이나 '사과 표현을 했지만, 한편으론 과거사를 부정하는 망언을 거듭했고 특히 아베 정권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의 행동을 지속해왔다. 범죄를 반성한다면서 범인을 영웅으로 추모하는 행위를 계속하면 진정한 화해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치떨리는 굴욕의 역사를 반추하라는 듯 '경제도발'을 하고 있다"며 "개인의 법적 권리를 국가폭력적 권위로 억압하는 아베 정권은 그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성명서에는 향후 작가로서의 6가지 활동 지침도 적시했다. ▲강제 징용 노동자 피해자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등 일본 식민지 기간에 피해 입은 모든 피해자와 고통에 동참해 작품을 쓰고 낭송회를 한다 ▲양심적 작가와 지식인, 평화적 시민과 연대한다(아베 정권의 피해자인 일본 작가들, 시민들과 연대한다) ▲일본 전역을 다니던 문학기행 단체 여행을 중단한다 ▲극우 파시즘으로 향하는 아베 정권에 반대한다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한국정부와 기업의 노력, 결과를 기대한다 ▲정부와 정치인, 국민이 한 뜻으로 모이기를 지지하며 함께 한다 등이다.
단체는 "굴욕의 식민지 시절, 제국적 폭력에 아첨하는 글을 쓰지 않고 평화를 노래한 한국 정지용, 이육사, 윤동주, 일본 미야자와 겐지 등 앞선 선배작가의 길을 생각해 본다"며 "아베 신조 정권이 잘못된 판단과 행동을 뉘우치고 아시아, 세계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는 길에 함께 해줄 것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했다.
왼쪽부터 이상문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장, 최원식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문효치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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