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 초 대내외 악재로 고전했던 르노삼성자동차가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상용차 등 틈새시장 공략 성과가 가시화된다면 그동안 제기됐던 ‘위기설’을 잠재우고 생존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올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3만6506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4만920대) 대비 10.8% 감소했지만 한국지엠(3만5598대)에 앞서면서 업계 4위에 올랐다. 지난 5월까지 르노삼성은 한국지엠에 내수 실적에서 뒤쳐졌지만 6월 7564대로 한국지엠(5788대)에 크게 앞서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의 원인으로는 틈새 시장 전략이 꼽힌다. 르노삼성의 대표 모델 ‘QM6’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67.8% 증가한 3784대를 판매했다. 이 중 지난달 18일 출시한 LPG 모델인 ‘QM6 LPe’는 출시 12일만에 1408대의 실적을 기록했고 이달에도 4000대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3월 말 LPG 차량 구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 후 르노삼성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중형 SUV에 LPG 엔진을 적용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 ‘마스터(Master)’도 올 상반기 882대가 판매됐다. 밴 모델에 이어 지난달 초에는 13인승, 15인승의 버스 모델이 국내 도입되면서 향후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 르노 마스터 버스는 수동변속기로만 출시됐다는 단점이 있지만 15인승 기준, 가격은 4600만원으로 경쟁 모델인 현대자동차 ‘쏠라티’(6000만원대)보다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르노삼성의 한 딜러는 “마스터의 경우 현재 제한된 물량만 있어 차량 가격을 완납하지 않으면 몇 개월 간 대기 기간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도 “앞으로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면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르노삼성이 틈새 시장 공략을 통해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QM6 LPe 모델 모습.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은 르노그룹 본사로부터 ‘XM3’의 물량 배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초 XM3는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이 유력했지만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임단협 타결이 지연되면서 불투명해졌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프랑스로 휴가를 떠나는데, 이 기간 중 그룹 본사를 찾아 XM3 물량 배정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르노삼성은 올해 미국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다. 재배정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XM3의 생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부산공장 생산량은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
다만 노사 관계는 변수로 남아있다. 2018년 임단협은 1년이 넘도록 진행되다가 지난달 24일 마무리됐다. 노사는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고 상생을 위한 평화 기간을 마련해 모범적인 무분규 사업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2019년 임단협 교섭은 여름휴가 기간이 끝난 후 다음달 중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다만 노조가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자칫 노사 교섭이 지난 사례와 같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XM3 물량 배정 사안은 연내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배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노사 관계가 안정된다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올 초 최악의 위기 상황에 놓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는 다소 나아졌다”면서 “틈새 시장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SM6, QM3 등 기존 모델들의 판매가 부진한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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