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부여군이 7월1일자 정기인사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세종충남지역본부 부여군지부장을 단체교섭업무 담당팀장으로 배치했다. 이로써, 공무원노조는 셀프교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지부장이 배치된 부서는 사용자의 단체교섭 업무를 담당하는 곳인 서무팀. 이 팀에서는 공무원의 후생복지 등과 단체교섭을 맡아서 하는 부서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여군지부 홈페이지 캡처.
노조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망연자실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직 노조간부는 “노조지부장을 그 자리에 앉혀 놓은 것은 노조 길들이기를 하려 한 것 아니냐”며 “지부장도 그 지위를 이용해 자리에 간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다른 전직 노조간부도 “뭐라 할 말이 없다. 집행부가 현직 노조위원장을 단체교섭 업무를 하는 팀장으로 발령 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지부장 스스로 그 자리를 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조원도 “노조가 친과 비박으로 갈라져 있는 현실이다. 일부는 박정현 군수 쪽으로 쏠리면서 노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자책했다.
부여군 인사부서 관계자는 “노조는 사전에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 달 21일에 지부장 개인에게 서무팀장 자리를 제의했는데, 본인이 거절했었다”며 “지부장이 지난 26일에 서무팀장 자리를 수락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사안이 노조 길들이기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서무팀장은 군수가 지정하는 자리이기 때문. 이에 대해 인사부서 관계자는 ‘노조의 반발을 군수가 예상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지부장이 자리를 거절한 것을 군수에게 말했고, 다시 수락했을 때도 보고를 했기 때문에 군수도 알고 있는 일”이라고 답변했다.
당사자인 지부장은 “노조 간부들은 이 제안에 대해 결정을 하지 못하면서 내가 스스로 결정을 해야되는 상황이었다”며 “노조지부장 자리는 어차피 내놔야 되고 지금이라도 구두로 사퇴할 수 있으나, 너무도 무책임한 상황이어서 대의원 대회를 통해 욕을 먹더라도 그 자리에서 먹고 물러나는 게 맞다”고 심경을 전했다.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업무의 주된 내용이 노동관계의 조정ㆍ감독 등 노동조합의 조합원 지위를 가지고 수행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노조에 가입을 할 수 없다.
부여=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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