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응급의료전용 ‘닥터헬기’가 위급상황에서 경기도 전역의 공공청사와 학교운동장 등 2420곳에 자유롭게 이·착륙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는 경기도교육청 및 아주대병원과 이런 내용을 담은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 구축 협약’을 18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중증외상환자의 ‘골든아워’ 확보가 가능해짐에 따라 ‘중증환자 외상사망률’ 감소가 기대된다.
이재명 지사와 강영순 경기도교육청 제1부교육감, 한상욱 아주대병원장,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등은 이날 도청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예방이 가능한 외상환자 사망을 줄이기 위해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 지사는 이날 협약식에서 닥터헬기 운영과 관련, 이·착륙을 망설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개적으로 ‘닥터헬기 비상착륙 행정명령’을 내렸다. 사람의 목숨이 위태로운 위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재물손괴’나 ‘주거침입’처럼 이후에 빚어지는 법적 문제 등을 걱정하지 말고 헬기를 착륙시킴으로써 국민들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지사는 “오늘 협약된 공공기관, 학교를 기본적으로 활용하되 소방재난본부 지침 등을 만들어 비상상황에는 ‘긴급재난’의 형태로 착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지시했다. 또 “긴급재난 시 헬기 착륙으로 발생되는 모든 문제는 경기도가 책임질 것”이라며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하는지를 보여야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 적극적으로 무리해서라도 활용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앞으로 도내 공공청사 77곳과 학교운동장 1755곳 등 1832곳을 닥터헬기 이·착륙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닥터헬기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소방헬기 착륙장 588곳을 포함해 총 2420곳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이국종 교수는 “단순하게 헬기가 착륙하는 지점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사람 생명을 살리기 위해 대한민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문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교수는 “런던에서 비행할 때 제일 많이 이용했던 착륙장이 바로 학교운동장이었다”며 “교사들이 수업하다 말고 운동장으로 나와 출동 현장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곤 했는데, 교사들이 ‘생명존중 사상을 뿌리 깊게 인식시키는 그 어떤 교육보다 중요한 현장 교육’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에서 어떻게든 실현해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에는 △인천 △전남 △강원 △경북 △충남 △전북 등 6개 지역에서 닥터헬기가 운영되고 있으나, 응급환자를 인계할 수 있는 닥터헬기 이·착륙장은 828곳에 불과하다. 도에 따르면 환자 인계를 위한 이·착륙 장소가 확보되지 않아 헬기 출동이 기각되는 사례는 최근 3년간 80건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청에서 18일 열린 ‘경기도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 구축 협약식’에서 이국종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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