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운명은···'전운' 감도는 울산
오늘 물적분할안 의결 위한 임시주총 개최···충돌 대비 경찰병력 2천명 배치
2019-05-31 06:00:00 2019-05-31 0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중공업의 한국조선해양(가칭) 출범 여부가 오늘 결론난다. 회사 측은 사설 경호원을 동원해서라도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물적분할(법인분할)을 단행한다는 방침인 반면, 노조는 주총장을 점거해 저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양측의 물리적인 충돌도 우려된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오전 10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현대중공업은 내달 3일 중간지주사이자 존속법인인 한국조선해양과 신설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쪼개진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56%를 현대중공업 중간지주에 넘기고 1조2500억원 전환상환우선주와 8400억원 규모의 보통주를 받는다. 
 
한국조선해양(가칭)을 출범시키겠다는 현대중공업의 목표가 31일 결정된다. 30일 울산시 중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전국금속노조원들이 영남권 노동자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현대중공업은 이번 물적분할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상 필수적으로 준수해야 할 절차라는 입장이다. 사측은 30일 사내 소식지인 인사저널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물적분할로 생긴 한국조선해양의 주식과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주식의 교환방식으로 진행된다"면서 "물적분할을 하지 않으면 산업은행과 주식을 교환할 한국조선해양이라는 회사가 없어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물적분할이 진행되면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에, 부채는 자회사인 신설 현대중공업이 떠안게 되고 구조조정과 근로관계 약화, 노조 활동 위축 등이 우려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물적분할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 27일부터 주총 예정 장소로 알려진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노조는 주총이 열리는 31일까지 전면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현대차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연대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노사의 대립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들은 30일 한마음회관 앞에서 개최된 '영남권 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해 여론전에 가세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대략 5000명 이상이 결의대회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측은 주총을 원만히 개최하기 위해 울산지방법원에 주주총회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일부 인용됐다. 이에 따라 노조가 31일 주총 개최 및 진행 행위를 위반할 경우 사측에 5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법원의 이런 결정에도 노조들은 주총장 점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29일 기준으로 한마음회관에는 경찰병력 1300여명이 배치됐으며 주총이 열리는 31일에는 2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파악된다. 또 사측에서는 추가로 사설 경호원 250여명을 고용했다. 
 
양측의 대립이 심해지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이자 일각에서는 주총장과 개최 시간이 변경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총은 당초 예정대로 10시에 진행되며 장소도 변경할 계획이 없다"면서 "주총 당일날 장소 변경을 허용한 법원 판례가 있으나 주총장과 시간은 확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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