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러 의회가 28일(현지시간) 첫 고위급 협력위원회를 열고 남·북·러 3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협력위는 2020년 양국 수교 30주년에 앞서 다음 회의에선 빅데이터·인공지능·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기술 공동개발을 다룰 방침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하원 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한·러 의회간 고위급 협력위원회에 참석, 개회사를 통해 "작년 양해각서(MOU) 서명을 통해 합의한 협력위원회 회의가 이번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한·러 의회 간 시의적절한 좋은 주제를 놓고 서로 의견을 수렴하는 전략적 소통의 플랫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대한민국은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도 남·북·러 3국의 원활한 경제적 활로가 뚫리기를 항상 고대하고 있다"며 "지금 섬나라인 한반도가 평화만 이뤄지면 대륙 국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꿈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재 상황은 그렇게 가볍고 쉽게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실 것"이라며 "남·북·러가 앞으로 활발한 관계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앞장서 도와주시고, 우리는 우리대로 공통의 연구를 통해 모색하는 과정을 가지겠다"고 덧붙였다.
한러 의원친선협회 회장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회의가 끝난 후 "러시아 의원들과 남북러 3각 경제교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러시아 인사들이) '북한과 함께 3각 경제교류를 본격화하자', '지금까지 방안을 논의하는 단계였다면 그 논의를 좀 더 격상시켜 실제적 경제협력을 하자'고 제안하는 등 속도감을 촉구하는 발언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폐기와 관련해서 북한의 의지도 파악하고 대화의 지속 등 간적접으로 의사를 타진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라며 "남·북·러 사이에서도 러시아가 '레버리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회의에서 서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추 의원은 "러시아 측에서는 다음 회의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등을 공동개발하는 방안을 포함해 '디지털 이코노미'를 주제로 논의하자고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협력위 첫 회의에는 우리 측에서 추 의원과 민주당 송영길·박재호 의원,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이 참석했으며 러시아 하원 의회에서는 올가 에피파노바 부의장, 레오니드 슬루츠키 외교위원장, 바벨 자발니 에너지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한편 문 의장은 이날 오전 뱌체슬라프 빅토르비치 볼로딘 하원의장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발렌티나 이바노브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을 만나 양국 간 교류 협력 확대를 당부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왼쪽)과 뱌체슬라프 빅토르비치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 등 한·러 의회 의원들이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하원 의회 회의실에서 한·러 의회간 고위급 협력위원회 첫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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