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올해 주목할 기술 중 하나로 서비스형 블록체인을 꼽았습니다. 블록체인이야 이미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지목돼 왔지만, 그 앞에 '서비스형'이 붙었습니다. 흔히 영어로 BaaS(Blockchain as a Service)라고 표기합니다.
블록체인과 BaaS는 어떻게 다를까요. BaaS는 말 그대로 블록체인 기술과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클라우드를 통해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기술이 결합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습니다.
특히 기업용(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시장이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더 주목 받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기업이 자사 플랫폼과 서비스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원하지만, 개별 기업 입장에서 자체적으로 이제 막 상용화에 들어선 블록체인을 구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그렇게 구현된 결과물이 성공적일 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에 BaaS는 유용합니다. 블록체인 개발 환경을 클라우드로 제공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BaaS는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자체 개발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여러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솔루션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주목 받으면서 글로벌 IT 기업들은 일찍이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BaaS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자체 보유한 클라우드 인프라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발굴한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이 대표적입니다. MS는 지난 2015년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 서비스형 이더리움 블록체인인 EBaaS를 접목했습니다. 이듬해 IBM도 블루믹스 클라우드 위에 리눅스 재단의 오픈소스 하이퍼레저를 기반으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글로벌 클라우드 1위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꾸준히 블록체인 관련 사업들을 진행해오며 지난해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칼레이도를 출시했습니다.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개발한 삼성SDS도 클라우드 기반 BaaS 서비스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다. 사진/SDS
국내에서도 IT서비스업체와 블록체인 전문기업, 이동통신사들이 속속 BaaS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삼성SDS는 지난해 금융·물류·공공 등의 분야에서 접목할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향후 이 넥스레저 플랫폼을 기업들이 좀 더 유연하고 확정된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기반 BaaS 서비스 모델로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연구소 람다256이 지난달 출시한 루니버스 또한 BaaS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람다256은 루니버스를 전문 개발자 없이도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엔 좀 더 손쉬운 블록체인 서비스를 위한 디앱(DApp)스토어와 솔루션 마켓플레이스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마치 장바구니에 필요한 물건을 담듯 여러 개발사들이 제공한 기능을 선택하면 원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KT가 16일 선보인 기가체인 BaaS도 루니버스와 같은 블록체인 사업 지원 플랫폼입니다. 블록체인 전문 개발인력이 없이도 블록체인 노드를 구성하고, 블록체인 핵심기술인 스마트 계약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별도 서버 구축이 필요 없어 블록체인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 입장에선 서비스 개발을 위한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이날 KT는 BaaS의 장점을 수치화해 설명해줬습니다. KT에 따르면 기가체인 BaaS 도입 시 개발 시간이 3주에서 1일로 약 95%, 비용은 4억원에서 6000만원으로 85% 감소한다고 합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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