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행보에 가장 초점을 맞춘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당국의 고율 관세 부과 저지다. 지난 2월 미 상무부가 백악관에 제출한 자동차 안보 영향 조사 보고서와 관련해 한국산 자동차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요청한 것인데 이를 막지 못하면 2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꼽히는 자동차 분야에서의 타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13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만나 "한국산 자동차를 관세 부과 대상에서 최종 제외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므누신 장관은 "홍 부총리의 요청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사안이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양국의 무역관계에 미치는 중요성을 고려해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IMF 본부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홍 부총리는 자동차 232조 외에도 미국의 대 이란제재 예외국 연장, 환율보고서 등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상세히 전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홍 부총리는 한국이 외환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대미 무역 흑자가 감소한 점 등을 강조했다. 이는 조만간 미 재무부가 발표할 예정인 환율보고서에 지금까지 한국 정부의 노력을 반영해 달라는 주문이다.
특히 기간 내내 홍 부총리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과 적극적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 등을 미 정부와 경제계 주요인사 그리고 회원국들에게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12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드르 IMF총재와의 면담에서 홍 부총리는 "세계경제의 성장 모멘텀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경제의 하방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경을 추진중인 상황도 함께 언급했는데 리가르드 총재는 "IMF 권고와 부합하는 정책"이라고 화답했다. 실제 11~12일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세계경제 성장 모멘텀 둔화를 지목하고, 대응을 위해 확장적 조치(재정·통화정책)와 포용성 강화, 구조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정부 안팎에서는 홍 부총리가 국가별·기관별 맞춤형 제안을 한 것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류쿤 중국 재정부장과 면담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애로사항(반도체기업 중국내 반독점행위여부 조사 등)의 조속한 해결을 희망했고, 알베르토 모레노 미주개발은행(IDB )총재에게는 한국 기술인력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에서 류 쿤 중국 재정부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이외에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과는 통일 경험에 따른 경제협력 노하우 전수를, 파르믈랭 스위부 경제부 장관과는 유럽 자유무역연합체(EFTA) 와 한국이 2006년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개정·보완을 주문했다.
워싱턴=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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