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수연기자]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3세대(3G)망을 통해 한번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을 제한해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3G망을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개별 용량을 10MB미만으로 제한해놨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게임 등 용량이 큰 애플리케이션을 3G망에서 다운로드 받으려면 “10MB가 넘는 상품은 무선랜 연결 또는 PC매니저를 이용하세요”라는 메시지가 뜬다.
KT(030200)도 3G망에서 한번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용량을 20MB미만으로 제한해놨다.
LG텔레콤만 애플리케이션 용량 제한을 하지 않은 상태지만, 현재 스마트폰이 2종류에 불과하고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하지 못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마켓인 윈도마켓플레이스에서만 사용가능해 향후 정책을 지켜봐야 한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과도한 데이터 요금이 우려될 경우, 경고 메시지면 충분할 것을 원천적으로 데이터 다운로드 이용을 제한해 놓은 것은 소비자의 권익을 무리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SK텔레콤의 T옴니아를 사용하고 있는 김모씨는 “500MB 정액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겨우 10MB를 받기 위해서 와이파이존을 찾아 다녀야 하냐”며 “그럴 바에야 정액제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KT 아이폰 이용자 송모씨도 “월 9만5000원 정액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어 한달에 무료 이용 가능한 데이터가 2GB인데, 데이터가 남아도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며 “와이파이존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것도 번거롭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현재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와이파이 존이 크게 부족하고, 이도 서울 강남, 광화문 등 특정지역이나 대학캠퍼스에만 집중돼있어 대용량 애플리케이션을 받기 위해 와이파이존을 찾아 다니는데 불편함이 따른 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가입한 정액요금제 데이터 용량의 절반도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히 비싼 요금제일수록 남는 데이터 분량은 더 많다.
지난 1월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의 9만5000원짜리 정액요금제인 '올인원95'에 가입한 고객은 제공된 데이터의 불과 11%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KT의 9만5000원짜리 정액요금제인 프리미엄 고객도 사용 가능한 데이터의 13%를 사용할 뿐이었다.
이통사들은 "고객들의 과도한 데이터 요금 부과를 방지하기 위한 배려 차원"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모든 가입자가 정액제에 가입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도한 데이터 사용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의미에서 다운로드 용량을 제한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과도한 데이터 요금이 부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가 남은 데이터 잔여분을 이월해 주는 요금제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의 선택권을 배제한 채 인위적으로 개별 데이터 용량을 제한해 놓은 것은 결국 망 부하를 염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한번에 많은 이용자가 용량이 큰 데이터를 이용할 경우 망에 과부하가 생길 수 있어 다운로드 용량을 제한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 배려는 핑계일 뿐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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