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출범 2년)메기 효과 다하고 혁신 부족 한계 드러나
자본확충 난항에 사업 확대 어려움…해결해도 경쟁구도 치열
"대주주적격성 심사 통과로 원활한 자본확충 환경 마련한 뒤 차별화 나서야"
2019-04-02 18:01:18 2019-04-02 18:01:18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후 1년간 은행권 전체를 움직이게 하는 메기효과가 확인됐지만 2년이 된 지금 혁신성과 사업 성공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 1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주요 인가 심사 기준 설명회와 지난달 예비인가 신청 접수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당초 은행권 안팎에서는 대형 ICT기업인 네이버와 한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는 인터파크, 인터파크와 컨소시엄을 꾸린 바 있는 NHN엔터테인먼트 등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들은 나란히 불참 의사를 밝혔다. 당시 네이버 측은 불참 이유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을 적극적으로 운영 중이고 시중은행의 온라인 금융 경쟁력 역시 높아져 차별화를 내세우기 어렵다는 것을 내세웠다.
 
이후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신한지주(055550)(신한금융지주), 현대해상(001450) 등이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꾸리기로 했으나 사업모델과 관련한 이견으로 결국 신한금융과 현대해상 등일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 결국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벤처캐피탈(VC)을 중심으로 한화투자증권(003530)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시도한다. 이와 함께 키움증권(039490)을 중심으로 SK텔레콤, 하나금융지주(086790) 등이 '키움뱅크 컨소시엄'을 꾸려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은행권에서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뿐만 아니라 향후 모습을 드러낼 제3 인터넷전문은행이 또다시 혁신성을 내세워 도약을 지속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원활한 자금 조달을 꼽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무리 혁신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해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케이뱅크처럼 자본금 확충에 어려움을 겪은 곳은 대출 판매를 수차례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실제 자본금 확충에 어려움을 겪은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부터 월별 대출쿼터제를 시행하다 유상증자 완료 후 지난해 12월부터 대출 영업을 정상화했다.
 
이와 관련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로 보다 원활하게 자본금을 확충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마지막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련 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이 법령을 초과한 은행 지분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과 금융 관련 법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조세범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며 부실금융기관의 최대주주가 아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케이뱅크는 대주주인 KT가 답함 협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카카오뱅크는 대주주인 카카오의 계열사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다.
 
자본금 확충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상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기존 2개의 인터넷전문은행과 새로 출범할 최대 2개의 인터넷전문은행 등 총 4곳이 기존 시중은행과 함께 경쟁해야 하는 구도가 형성된다.
 
결국 은행권에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로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원활하게 자본금을 확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뒤 경쟁사들과는 다른 차별화로 새로운 도약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뿐만 아니라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출사표를 던진 컨소시엄도 모두 혁신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기존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온 데다 저마다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자칫 고객들이 큰 차별점을 느끼지 못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보다는 앞으로의 경영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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