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각각 성접대 의혹과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와 정준영이 14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승리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앞서 승리는 지난달 27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었다.
이날 승리는 "국민 여러분과 저로 인해 상처받고 피해받으신 모든 분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하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으나 이씨는 "제가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 감사하다"고 말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승리는 카카오톡 대화가 조작됐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는지, 버닝썬 지분의 실소유자가 맞는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언급된 경찰청장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승리는 지난 2015년 서울 강남 유명 클럽인 아레나에서 자신의 사업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실제 성접대가 이뤄졌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경찰은 애초 참고인 신분이었던 승리가 지인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혐의를 포착하고 10일 피의자 전환했다.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를 받는 정씨도 이날 오전 광수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았다. 두 손을 모은 채 포토라인에 선 정씨는 네 번에 걸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원본 제출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오늘 조사받으면서 성실히"라고 말을 흐렸고 피해 여성들을 상대로 불법 촬영할 때 약물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016년 여자친구를 상대로 한 불법 촬영물 고소 사건 관련해 뒤를 봐준 경찰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에 성실히 다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최근까지 불법 영상을 유포했는지, 단체 대화방에서 공모한 게 맞는지 등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성관계 동영상을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했는지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또 단체 대화방에서 드러난 고위 경찰과 유착 의혹에 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다. 우선 경찰은 정씨의 마약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발 검사를 진행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정씨는 이씨 등 지인들로 구성된 카카오톡 대화방에 자신이 몰래 찍은 성관계 영상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12일 정씨를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했고 정씨는 다음 날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검찰청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사의뢰한 이씨의 성접대 의혹 및 버닝썬과 경찰 유착 의혹 사건, 정씨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유포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을 빚은 가수 정준영(왼쪽)과 성 접대 의혹이 불거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1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